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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세이 29

<상관없는 거 아닌가>, 장기하

자유의 그늘 "하고 싶은 거 하며 사니 좋겠다"는 말을 듣는 일이 종종 있다. 부러워서 하는 말이니 으쓱할 만도 한데, 그때마다 조금 쓸쓸한 기분이었던 것 같다. '나도 늘 좋은 것만은 아닌데'라는 마음이었달까. 자유롭다는 것은 곧 막연하다는 뜻이고, 막연한 삶은 종종 외롭다. 이끌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어떻게든 헤쳐나가야 할 때 외롭지 않은 사람은 없지 않겠는가. 내 경우에는 매일매일이 그런 셈이다. 물론 우는 소리를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나는 내 삶에 매우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여전히 하기 싫은 것은 정말 하기 싫고, 앞으로도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고 싶다. 연기를 할 때 남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맘 편하고 좋았다고는 하나, 그것 역시 내가 원해서 선택한 일의 일부였던 것..

책/에세이 2023.06.21

<인디펜던트 워커>, 정혜윤 무과수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답이 아닌 질문을 찾는 여정 인디펜던트 워커들은 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계약을 맺는다는 의미의 ‘프리랜서’와는 다르다. 구분하는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첫째, 독립적으로 일한다. 스스로 일을 주도한다면 회사에 소속돼 있어도 독립적일 수 있다. 대신 회사나 직무만으로 일을 정의하지 않고, 각자의 선택과 역량에 따라 개인화된 일을 만들어 간다. 둘째, 개인의 비전을 갖고 일한다. 혼자 일하지만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한다. 요청받은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일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사람을 모으고 협업하는 것이다. 셋째, 좋아하는 일을 잘한다. 원하는 일에서 전문성을 만들고, 시장의 흐름을 읽는다. 변화하는 시장에 맞게 능력을 재편하거나,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책/에세이 2023.06.14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 최서영

프롤로그 / 6 제1장 나한테 관심 있으세요? 내 인생을 바꾸기로 결심하다 016 욕심낼 자격은 따로 없다 021 자기 검열 대신 자기 점검 026 평판과 잘 사는 삶의 상관관계 033 유명인들 역시 좋은 평판만 갖고 있는 건 아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 업적이 뛰어난 과학자,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기업인, 연예인 등 무수히 많은 이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비판과 비난, 안티가 따라다닌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평판에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자기 중심을 잡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 왜일까? 어쩌면 그들은 ‘좋은 평판’과 ‘잘 사는 삶’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건 아닐까? 사람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고, 누구나 존경할 만한 삶을 사는 사람..

책/에세이 2023.05.11

<이제는 오해하면 그대로 둔다>, 김다

프롤로그 │ 잃어야만 소중함을 안다 1부 오해는 쉽고 관계는 어렵다 -침묵의 무서움 -잘 배운 사람이 하는 행동 -잘못 배운 사람이 하는 짓 -시간을 딱 한 번만 되돌릴 수 있다면 -이제는 오해하면 그대로 둔다 -살면서 필요한 처세술 -열 번 잘해도 한 번 실수로 무너지는 관계 -신뢰는 수단이다 -마음이 약한 걸 약점으로 이용한다 -무례함을 상대가 예민한 거라 떠넘긴다 -갑자기 돌변한 이유 평소는 그러지 않던 사람이 태도가 돌변하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급작스러운 변화로 보인다. 인제야 본성이 드러난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태도가 급변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말 못 한 고민이나 감정이 쌓였다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저 말없이 참아왔기에 상대가 감지하지 못했을 ..

책/에세이 2023.05.02

<명랑한 은둔자>, 캐럴라인

홀로 혼자 있는 시간 ㆍ 15 수줍음의 옹호 ㆍ 26 반면 내 수줍음은 전혀 다르게 드러난다. 나는 숫기 없는 것과는 별도로 기본적으로 침착한 사람이다. 그래서 스스로 침착하다고 느끼지 않는 순간에도 겉으로는 침착해 보이는 법을 터득했다. 수줍어서 말이 나오지 않고 떨리는 나를 꺼버리고 상당히 침착한 나를 내세워서 그 뒤에 숨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수줍음과 침착함은 골치 아픈 결합이다. 두 가지가 함께하면 어떤 무표정한 모습, 냉담함으로 해석되기 쉬운 딱딱한 모습이 연출된다. 내 친구 샌디도-아주 예민하고 아주 수줍어하지만 체구가 당당하고 겉보기에는 약간 퉁명스럽다-비슷한 오해를 받는다. 사람들은 샌디를 무심하고 무서운 사람으로 여기는 편이고, 샌디는 이 때문에 미치려고 한다. “수줍어서 그런다는 게 뻔..

책/에세이 2023.04.03

<나를 위한 노래>, 이석원

1. 관계의 고통과 자유로움 행복보다 중요한 고통 / 사람 지옥 / 모든 것은 이해의 문제 / 누가 누굴 안다고 믿는 것에 대하여 / 너 때문에 이렇게 됐어 / 언제나 거리를 둔다 / 부부의 거리 / 기억 / 거절의 기술 / 아버지의 비밀 / 어머니의 사정 / 수정에 대하여 / 이해의 세계 질의응답 ○ 일하고 나서 기분 나쁜 일을 쉽게 털어버리지 못해 스스로 병들어가는 것 같아요. 뭔가 해결책이 없을까요? ● 가족은 싸우면 안 보기라도 할 수 있지만,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정말 그만두지 않는 한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때문에, 막말로 때려치우거나, 그저 견디는 것 외에 무슨 뾰족한 수가 있을까 싶은데요. 다만 한 가지. 누가 내 기분을 망쳐놓는 어떤 일을 당했을 때, 머릿속에서 계속 그 일을 곱씹..

책/에세이 2023.04.02

<아무튼, 잠>, 정희재

왜 그리 잠에 집착했을까. 몇 가지 이유가 떠오른다. 하나는 체력이 약해서. 충분하게 자서 체력을 비축해둬야 최상의 컨디션으로 버틸 수 있었으니까. 두 번째는 습관성 긴장이라는 지병 때문에. 인간은 일정 시간 이상을 긴장한 채 깨어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풀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수다, 목욕, 폭식, 음주가무, 섹스 대신 나는 잠을 택했다. 또 다른 하나는 도피하고 싶은 무의식에 혐의를 둬본다. 먹고 잠깐 노는 시간을 제외하곤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눈꺼풀을 짓누른 게 아닐까. 무엇을 그토록 외면하고 싶었을까. 마치 조상들이 ‘너 글 쓰는 데 도움이 될까 해서 배경을 세팅 해봤어’ 한 듯이 심상치 않은 가족사, 자극과 현상에 반응하는 민감도가 예민한 감수성, 잘 풀리지 않는 연애, 파탄 난 남북 관계..

책/에세이 2023.02.20

<아무튼, 트위터>, 정유민

느슨한 랜선 친구 어딘가의 혼자인 누군가와 혼자인 내가 느슨하게 닿아 있는 심정적인 관계. 손에 잡히지도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관계’를 상상하고 신뢰하며 즐거워하는 건 섬뜩한 일이긴 하다. 그렇지만 다들 그걸 알면서도 크리피함은 애써 넣어두고 즐거워하는 것에 집중하며 슬기로운 트위터 생활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누군가는 나의 아무 말 트윗을 보고도 어느 순간 조용히 ‘마음’을 누르겠지. 공감한다는 의미일까, 좋다는 의미일까, 바보 같은 말이라서 표시를 해둔 것일가, 저장하고 싶다는 의미일까. 무엇이든 상관없다. 그 애매한 마음들이 남겨놓는 넉넉한 거리가 좋아서 도망쳐 온 곳이니까. (30) 만남의 광장 돌이켜보면 현실 인연이 랜선으로 이어진 경우는 있었어도 그 반대는 거의 없었다. 닉네임으로 존재..

책/에세이 2023.01.02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지지 않네> 법정스님과 최인호 소설가

1부 _ 언젠가는 나로 돌아가리라 밤이 내려야 별이 빛나듯 _행복이 시작되는 지점 최인호) 행복의 기준이나 삶의 가치관도 세월에 따라 변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젋었을 때는 남보다 많이 성취하거나 소유할 때 행복이 오는 줄 알았는데 가톨릭 신자로 살다 보니 그런 것만도 아니더라고요. 예수 그리스도는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처음 들었을 때는 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했어요. 지금은 ‘마음이 가난한 자는 행복하다’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가난 자체가 행복한 것은 아니죠. 사실 빈곤과 궁핍은 불행이잖습니까. 마음이 가난하다는 말은, 행복이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같은 온도에도 추워 죽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정신이 번쩍 들도록..

책/에세이 2022.12.30

<박완서 마흔에 시작한 글쓰기>, 양혜원

4. 트라우마 트라우마를 들어줄 귀 박완서의 이러한 결의는 트라우마 생존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다질 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그들에게는 생존의 길이 되기도 한다. 즉, 내가 살아남아서 반드시 이것을 증언하겠다는 욕구가 생존의 이유가 되고, 또한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경험을 증언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박완서의 문학은 복수로서의 글쓰기로도 알려져 있는데, 그는 언젠가는 이것을 글로 쓰리라는 생각이 그 상황을 견디는 데에 도움이 되었고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지킬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한다. (94) 5. 고통 스스로 이유를 찾고 납득되어야 그렇다고 해서 ‘절벽’ 같은 존재로부터 박완서가 얻어낸 것이 전혀 없었다..

책/에세이 202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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