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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 10

<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김소민

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chapter1 관리당하는 몸 몸뚱이를 사랑해 달라고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에서 정신분석, 문학 등을 몽땅 동원해 이 두 감정의 뿌리를 짚는다. 오염, 전염을 떠올리게 하는 오줌, 똥, 콧물, 끈적끈적한 체액은 원형적 혐오의 대상이다. 이 이미지들은 비약을 거듭한다. 인간이면 가질 수밖에 없는 동물성과 유한성에 대한 두려움을 타인에게 투사하면서 혐오는 자란다. 승자만 지배하는 환경에서는 더 잘 자란다. 자신 안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것을 타자에게 덮어씌우고 자기에게는 없는 척한다. 이상적인 남성성에 대한 환호는 여성혐오로 완성된다. 이상적인 몸은 추한 몸이 없으면 있을 수 없다. 인종주의, 동성애에 대한 거부의 근간에도 이런 투사가 똬리를 틀고 있다. 누스바움은 이를 동물과 인..

책/페미니즘 2022.09.06

<대리사회>, 김민섭

대리사회 (253) 프롤로그 - 대리인간으로 살아왔음을 고백하며 이 글은 타인의 운전석이라는 가장 좁은 공간에서 바라본 우리 사회의 모습 그대로다. 사실 굳이 그 안과 바깥을 구분하고 싶지 않다. 마치 서로를 축소하거나 확대해 놓은 것처럼 닮아 있는 공간이다. 타인의 운전석에서 나는 세 가지의 ‘통제’를 경험했다. 우선 운전에 필요하지 않은 모든 ‘행위’의 통제다. 엑셀과 브레이크를 밟고 깜빡이를 켜는, 그런 간단한 조작 외에는 그 무엇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사이드미러나 백미러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도 그럭저럭 운행할 수 있으면 그대로 두고, 의자의 기울기에도 몸을 적응시켜 나간다. 차의 주인이 자기 몸에 맞춰 조절해 놓은 것들을 건드리고 싶지 않아서다. 에어컨이나 히터를 작동시키거나 음악의 볼륨..

책/철학 2022.08.02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220627 방영분과 AVA MAX의 <not your barbie girl>

오은영 선생님이 하시는 프로 가운데 매주 월요일 저녁 mbc에서 방영중인 편도 항상 챙겨본다. 이틀전 방영한 30대 섹스리스 부부의 사연을 보고, 단순히 남녀간의 뇌구조 차이라든가 성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넘어선 근본적인 "소통 불능" 상태가 오래 지속될 경우 관계의 파탄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방영분은 흔히 생각하듯 남자의 자기중심적이고 대화의 영역에서의 회피형 반응과 여자의 대화를 원하는 불안형 반응의 구도의 상황이었는데, 이는 남-녀가 바뀐 관계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구도이다. 남자는 여자의 대화를 알아듣지 못하고 힘들어하며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몰라 뚝딱거리고 신체적 소통을 계속 시도한다. 여자는 그녀의 대화를 들어주지 않으면서 신체적 소통만 원하는 남자의 방식을 받아들일 수 없는 ..

미디어/TV 2022.06.29

<당신이 숭배하든 혐오하든>, 김명희

페미니즘 프레임 : 몸 (209쪽) 뇌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공격성, 여성호르몬인 옥시토신은 돌봄이나 애착과 관련 있다. 그래서 남성은 진취적, 지배적 성향을 갖고, 여성은 타고난 모성애와 돌봄 성향을 갖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사폴스키 같은 뇌과학자는 최신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면서, 공격성은 테스토스테론보다 사회적 학습과 더 관계있고, 테스토스테론으로는 사람들 사이에 누가 더 공격적인지 설명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그렇다고 이 호르몬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테스토스테론의 역할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사폴스키 책에 소개된 유명한 실험연구에서 서열이 확실한 탈라폰 원숭이 무리 중간 서열에 해당하는 원숭이에게 테스토스테론을 과량 주입하여 그들의 공격성 수준을 높..

책/페미니즘 2022.02.24

<셀프 혁명>, 글로리아 스타이넘

글로리아 스타이넘 (422) I. 자긍심이란 무엇인가? 흑인이나 유대인들이 비싼 곳이든 싼 곳이든 식당이나 바의 출입이 거절당하면 그에 대한 항의에는 아무 거리낌 없이 찬성하면서도, 인류의 절반이자 흑인과 유대인의 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문제에는 왜 좀 더 진지하고 심각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 그 진실은 내가 나 자신을 포함해 여성과 관련된 건 뭐든지 진지하게 바라보지 않으려는 사회의 시각을 그대로 내면화했기 때문이었다. 자긍심이 낮아서였을 뿐이지 결코 논리적인 시각은 아니었다. (20) 어째서 자긍심에 관한 시민들의 관심과 정부, 종교단체, 언론기관들의 지원 사이에 그런 분열이 생기는 것일까? 나는 그 이유가 내전 권위 inner authority에 대한 발상 자체가 외부로부터 명령을 받는 것에 익숙한 ..

책/페미니즘 2022.02.23

<나랑 비혼해 줄래?>, 혼삶비결

(265) 디폴트: 결혼 ‘짝짓기 게임’은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 최악을 피해 차악을 선택하는 행위라는 것을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위험한 세상에서 나를 지켜 줄 완벽한 타인이 있을 거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이 사실을 알게 되기까지 그 사람이 이상한 거라고,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면 된다는 말에 속아 내가 원한 안전은 없다는 걸 모른 채 누가 더 안전할지 재 보며 마치 나 스스로를 실험실의 생쥐처럼 다뤄 이런저런 실험을 한 셈이다. (47)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은 어딘가 흠이 있거나 모자란 사람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비혼 관련 기사들을 보면 댓글창에는 꼭 ‘이기적인 것들’이라는 말이 빠지질 않는다. 한국 사회에서 비혼 여성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모자란 사람이 되었다가, 이기적인 사람이 되기..

책/페미니즘 2022.02.22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크리스티안 노스럽

(578) 초판 서문. 의사여, 그대 자신을 치유하라 남성 중심의 세계관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단 한 번도 아파보지 않은 여성으로서,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짊어진 건강문제가 어떠한지에 대해 생각해 볼 틈이 없었던 것. 나도 일반적인 여성들과 다르지 않다는 처절한 깨달음이 있고 나서야 수많은 여성들이 겪는 건강과의 싸움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었다.(15)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에 대한 사회의 부당함을 부르짖을 때조차 그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나는 여성과 남성이 차별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정할 수 없었다. 나 자신이 그러한 차별을 경험, 아니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 여성으로서 직장인과 어머니라는 두 가지 역할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에야 내 삶은 허물을 벗게 되었다. (..

책/페미니즘 2022.02.19

<오늘부터 내 몸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어>, 하리타

(382) 1부. 생존자의 내면세계 대개 여성을 향하는 성차별과 성폭력이 일상적인 사회에서 ‘길들여진 반응은 닭이자 달걀이다.’ 길들여진 반응이 사회를 문제없이 흘러가도록 하고, 그렇게 비판과 성찰 없이 굴러가는 사회에서 길들여진 반응은 자연스러운 행동 양식으로 통용된다. (34) (매춘부, 엄마, 의사 등 직업과 지위를 막론하고) 여성=불운하고 약하며 갖은 위험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피해자이자 희생자. 남성=돈, 권력, 속임수, 근육, 학식, 인맥 등 어떤 식으로든 ‘힘’을 행사하며 상황을 주도하는 주인공, 영웅, 악당 혹은 가해자. 미디어 소비자인 우리에게 머릿속에서 이 메시지가 수없이 반복되고 있다. 수많은 영상물을 보며 우리의 사고는 자각하지 못한 새에 ‘세상은 원래 저렇다’는 믿음을 굳혔다. (..

책/페미니즘 2022.02.17

영화 <거룩한 분노>

2016년 개봉한 영화와 비슷한, 여성 투표권 쟁취를 담은 여성해방영화이다. 여주의 조카. 여주의 친오빠가 대를 이어 농부가 되었는데, 조카는 자신의 엄마(남편 뒷바라지)처럼 살기 싫다고 하다가 결국 정신병원까지 강제입원됨... 여주. 지구본을 보면서 자식들에게 하는 말. 깊은 바닷속 물고기들은 해수면 위, 강렬한 빛을 내뿜는 해와 그 해가 뿜는 빛이 있다는 걸 모른다는 걸 은유적으로 얘기한다. 여주의 시아버지. 가부장 꼰대의 전형. 남편은 맥주마시면서 신문이나 보고 여주는 앞치마 두르고 식탁 정리. 가부장제가 아내를 착취하는 구조라는 걸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나 또한 어렸을 때부터 지겹도록 봐온 일상적 착취의 현장. 결혼 전 했던 일을 파트타임으로라도 해보고 싶다는 여주에게 지루하면 다시 임신시켜..

미디어/영화 2022.01.27

<말하는 몸 1,2권> 박선영, 유지영

말하는 몸 1권 1부. 몸의 신호를 감각하다 씹는 동안에 괴로워진다(피디 정혜윤의 몸) :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뭐라도 해보려고 하는 걸 높이 평가해줄 수 있어야 한다. “쓰레기 분리수거 해봤자 미국이랑 중국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변한다”라고 말하면 안 된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시작해야 한다. 내일이 마지막날인 것처럼 살아라. 진부한 말 같지만 진실은 그것 외에 살 방법이 달리 없다는 것이다. 다른 방법이 없다. 남의 실천을 깎아내리면 어떤 좋은 변화도 안 생긴다. 콜센터 노동이 감정노동이라는 말은 절반맞 맞아요(콜센터 노동자 오희진의 몸) : 콜센터 노동은 감정노동이라고 하지만, 분명 육체노동의 측면도 있다. 귀는 계속 불특정 다수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입은 말해야 하고 손은 바쁘고 허리는 아프..

책/페미니즘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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