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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8

<새 마음으로><창작과 농담>, 이슬아

농업인 윤인숙 감정이 올라올 때도 있지만 빨리빨리 잊어버리려고 해. 스트레스를 안고 꿍해있으면 나 자신이 너무 상해버리잖아. 새 마음으로 먹는 거지. 자꾸자꾸 새 마음으로 하는 거야. (97) 황소윤 X 이슬아 - 걱정 마 시스터 (15p) 사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되게 힘들었어요. 내가 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모습 말고는 어떤 누구에게라도 함부로 소비 당하고 싶지 않아서요. 하지만 제가 줏대나 곤조가 있고 그걸 작품으로 증명했다면, 다른 부수적인 것들은 쉽게 저를 흔들지 않는다는 걸 경험했어요. 그래도 하는 일보다 안 하는 일들이 많아요. (52) 김규진 X 이슬아 - 일과 사랑의 천재 (87p) 김규진의 전투력에 폭력과 배제는 없다. 유머와 지성과 유능함이 있을 뿐이다. 심지어 막강한 귀여움까지 ..

책/에세이 2024.02.07

<질병과 함께 춤을>, 다른 몸들

들어가는 글_아픈 몸으로 산다는 것, 그 고유한 삶의 연결 더 이상 아픈 것 때문에 또 다른 아픔을 얻지 않기를 : 질병은 우리 몸을 변화시켰고 고통을 주었고 삶을 뒤틀리게 만들었다. 우리는 오랜 세월 어떻게든 건강을 회복해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 헤맸고, 그 길을 가길 권장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아픈 몸으로 어떻게 온전히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길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새로운 지도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아픈 몸을 차별하는 사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탐색하고, 아픈 몸들도 배제당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질문하면서 천천히 지도를 만들어보고 싶다. (20) 1장. 나는 내 질병이 부끄럽지 않다_다리아 아파도 돼, 네 탓이 ..

책/페미니즘 2022.09.14

<대리사회>, 김민섭

대리사회 (253) 프롤로그 - 대리인간으로 살아왔음을 고백하며 이 글은 타인의 운전석이라는 가장 좁은 공간에서 바라본 우리 사회의 모습 그대로다. 사실 굳이 그 안과 바깥을 구분하고 싶지 않다. 마치 서로를 축소하거나 확대해 놓은 것처럼 닮아 있는 공간이다. 타인의 운전석에서 나는 세 가지의 ‘통제’를 경험했다. 우선 운전에 필요하지 않은 모든 ‘행위’의 통제다. 엑셀과 브레이크를 밟고 깜빡이를 켜는, 그런 간단한 조작 외에는 그 무엇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사이드미러나 백미러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도 그럭저럭 운행할 수 있으면 그대로 두고, 의자의 기울기에도 몸을 적응시켜 나간다. 차의 주인이 자기 몸에 맞춰 조절해 놓은 것들을 건드리고 싶지 않아서다. 에어컨이나 히터를 작동시키거나 음악의 볼륨..

책/철학 2022.08.02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제현주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_누구와, 어떻게, 무엇을 위해 일할 것인가 (257) 프롤로그: 아버지 세대와 다를 수밖에 없는 우리 시대 일에 관한 이야기 내리막 세상에서‘일’하는 노마드 | 일은 노동이기만 해야 할까? 한나 아렌트는 에서 인간의 활동을 노동labor, 작업work, 행위action로 나눈다. 노동은 생물학적 존재인 인간이 먹고살기 위해 필연적으로 해야 하는 활동이다. 작업은 개인의 수명을 넘어 지속하는 인공 세계를 창조하는 활동이다. 행위는 타인의 현존 앞에서 생각을 말하고 실천하는 활동이다. 이 세 가지 활동은 인간이 지닌 세 가지 욕구needs에서 파생한다. 노동은 말할 것도 없이 생물학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작업은 유용한 것을 창조하고픈 욕구에서 나온다. ..

책/자기 계발 2022.07.28

<딴짓 좀 하겠습니다>, 박초롱

(175) 들어가며 딴짓을 권합니다 005 이렇게 사회적으로 천대받는 딴짓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니즈는 많다. 왜 그럴까? 하나, 딴짓을 하면 자신에 대해 알 수 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지 못한다. 해본 적이 없으니 당연하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 채로 어른이 되면, 정말 좋아하는 게 없는 사람이 된다. 그런데 딴짓을 통해 이런저런 일을 조금씩 경험하다 보면, 자기가 어떤 일을 좋아하고 어떨 때 기쁨을 느끼는지 찾을 수 있다. 둘, 딴짓을 하는 순간은 오롯하게 자신의 것이다. 밥벌이에 치이다 보면 스스로를 위해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시간을 잡아먹힐 때가 많다. 딴짓은 소소할지언정 분명하게 그 시간에 대한 의미를 준다. 누군가에게는 딴짓이 단순한..

책/페미니즘 2022.07.22

<야망 있는 여자들의 사교 클럽>, 박초롱

(101) 프롤로그. 닫힌 문 앞에서 열쇠를 받아들다 “저렇게 살기 싫다” 살면서 얼마나 자주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른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닮고 싶지 않은 사람 투성이였다. 명예남성이 되어 승승장구하는 것도, 유리천장을 깨는 성공신화를 만드는 것도 내 길이 아닌 듯했다. 그런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빙고게임하듯 지우다보면, 마지막엔 아무 단어도 남아 있지 않곤 했다. “그럼 어떻게 살고 싶은데?” 롤모델이 필요했다. 그러나 먼저 산 사람에게 길을 묻자니 길이 너무 많이 변해버렸고,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에게 묻자니 나와 엇비슷하게 헤매고 있었다. 젠장, 롤모델도 없다니. 투덜거렸지만 의외로 작은 팁은 여기저기에 숨어 있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오늘과 내일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서는 롤모델..

책/페미니즘 2022.07.21

<우리 직업은 미래형이라서요> 박초롱

마흔 너머를 준비하는 여성 프리랜서를 위한 유쾌한 제안서 (287) 들어가며. 여성 프리랜서를 위한 ‘족보’를 쓰는 마음으로 정보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도 너무 많아 이제 백과사전 같은 건 빈티지 가게의 소품이 되어버렸지만, 내가 알고 싶은 모든 게 인터넷에 있는 건 아니었다. 콩나물국 끓이는 법 정도야 유튜브에서 10초면 찾을 수 있지만, 삶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은 인터넷 세계에 없었다. 예를 들면 이런 것. 나이가 들수록 일터에서 언니들은 사라져가고, 내 주변의 나이 든 여성 프리랜서는 손에 꼽으며,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공고한데, 여성에 대한 혐오는 눈에 띄게 느는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답. 계속, 질문만 늘었다. ex. 프리랜서로 계속 살 수 있을까? 독립적이면서 자..

책/자기 계발 2022.07.11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2015년 안국진 감독의 를 봤다. 총 제작비 3억원의 저예산 독립영화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뛰어난 영상과 연출력이 돋보였다. 뭔가 옛스러운 영상미? 어두운 느낌?을 좋아하는데, 그런 영화들이 보통 KAFA 작품인 경우가 많았고 이 영화 또한 그러했다. 가수와 배우 두 영역에서 모두 인정받는 이정현 배우가 여주인공으로, 성실하게 살지만 행복에 이르는 과정에서 방해되는 인물들을 여럿 살해하게 되는 잔혹 동화였다. 영화는 다소 사회비판적인 주제들을 다양하게 녹여내 보여주는데, 노동, 주거, 교육, 성, 의료 등 삶을 살아나가면서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최소한의 조건들이 현실에서 얼마나 무너져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사회적 강자와 약자의 대결이 펼쳐지는 게 아니라, 서민들끼리 약자..

미디어/영화 202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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