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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역할 8

<이갈리아의 딸들>,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379쪽)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한 책 을 읽었다. 왜 유명한지 읽는 내내 감탄과 폭소를 자아내는,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 여남 관계의 권력 구조가 180도 바뀐 세계를 목도하면서 현실의 세계가 얼마나 부조리한지 단숨에 깨치게 해준다. 책 한권으로 가부장제에 대한 미러링을 이렇게 완벽하게 구현해낼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여남모두 우리 사회의 거시적인 시스템에서부터 미시적 일상생활 곳곳에서까지 얼마나 성역할에 대한 차별이 침투해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21세기 현재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고 주장하는 정치인에서부터 자신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자랐다는 이대남들이 이 책을 단 한번이라도 정독한다면 다시는 그런 소리를 할 수 없을 것이다. - 새로운 세계, 이갈리아의 용어들 제1..

책/페미니즘 2022.03.06

<얼어붙은 여자>, 아니 에르노

(250쪽) 꿈많은 여성이 어떻게 가정주부로서 박제되어 가는가에 대한 가슴아픈 소설. 실제로 아니 에르노는 이 책을 남편에게 헌정하고 출판 후 이혼했다고 한다. 가부장제가 공고한 지금 결혼이라는 세계에 종속되면 어떻게 불평등이 시작되는 가에 대한 찢어지는 고통이 느껴진다. 진짜 삶, 행복, 안정을 결혼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책이다. 그러한 형이상학적인 만족감을 위해 자신의 현실은 노예로 전락한다는 뼈아픈 진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동네의 ‘보바리 부인’ 같은 여자들이든, 허황한 몽상에 대해서는 담쌓고 사는 여자들이든, 모든 여자는 낭만적 감수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사실이다. 어째서 남자들은 모두 그것에 대해 역정을 내는 것일까? 심지어 내 아버지, 시간이 흘..

책/페미니즘 2022.03.02

<당신이 숭배하든 혐오하든>, 김명희

페미니즘 프레임 : 몸 (209쪽) 뇌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공격성, 여성호르몬인 옥시토신은 돌봄이나 애착과 관련 있다. 그래서 남성은 진취적, 지배적 성향을 갖고, 여성은 타고난 모성애와 돌봄 성향을 갖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사폴스키 같은 뇌과학자는 최신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면서, 공격성은 테스토스테론보다 사회적 학습과 더 관계있고, 테스토스테론으로는 사람들 사이에 누가 더 공격적인지 설명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그렇다고 이 호르몬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테스토스테론의 역할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사폴스키 책에 소개된 유명한 실험연구에서 서열이 확실한 탈라폰 원숭이 무리 중간 서열에 해당하는 원숭이에게 테스토스테론을 과량 주입하여 그들의 공격성 수준을 높..

책/페미니즘 2022.02.24

영화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가정내 성역할에 대한 의문제기와 양육권 다툼

흔히 메소드 연기자들은 괴팍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남주인공을 맡은 더스틴 호프만은 실제로 괴팍한 면이 있었다. 이 영화에서 이혼한 아내 역으로 분한 메릴 스트립이 더스틴 호프만의 괴팍함 탓에 꽤 고생했는데 연기 똑바로 하라는 의미로 뺨을 때리기까지 했다. [3](여지없이 그냥 구타다. 메릴 스트립은 1975년 뉴욕 브로드웨이 출신에서 '소피의 선택'까지 극장 바닥부터 올라온 연기를 발판을 삼아온 실력파였지만 연기를 할때만 격렬한 표현을 사용할뿐 작품 외에서 지금처럼 동료와 원만했었다. 후문에 의하면 호프만이 스트립의 기를 죽이려고 구타했다는 의견이 크다. 짚고갈 점은 둘다 똑같은 메소드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메릴 스트립은 동료들과 원만한 데에 비해 호프만은 동료에게 다소 폭력적이였다는 것. 이후 메릴 스..

미디어/영화 2022.02.20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

몇 달 전 성반전 영화에 대해 궁금할 때 봤던 넷플릭스 영화 . 그 당시엔 보다가 중간쯤 껐던 걸로 기억한다. 성반전이 무식하게 정반대로 그려져, 여성들이 현재의 남자들의 온갖 구역질 나는 성차별적 언행들을 저지르는 역할을 하고 있는게 꼴보기가 싫어서였다. 온라인 모임에서 이번 달 영화보기로 이 영화가 선정되어서 어제 짜증나는 마음을 누루고 다시 보기를 완주했다. 대략 1시간 40분 되는 러닝타임이 엄청 지루했다. 사회적 성역할을 반전시킨 영화라 한편으로는 통쾌하면서도 성역할이 납작하게 눌려져 반전되어 있기때문에 바라지 않는 설정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상영된다. 이를테면, 주인공 다미앵과 사랑에 빠지는 알렉산드라가 사실은 이혼하지 않은 별거 상태임을 숨기고 주인공과 결혼 약속까지 이르게 되는 설정이라든지,..

미디어/영화 2022.02.16

넷플릭스 <결혼 이야기>

찰리(아담 드라이버) 때문에 자신(니콜, 스칼렛 요한슨)의 인생이 점점 작아진다고 느끼고 결국 이혼절차를 밟는 과정을 그린 영화. 자신의 에너지가 상대방에게 점점 투입되다가 결국 자신의 에너지가 다 빨려 소진된 느낌이라고 해야할지. 첫 시작은 사랑 때문에, 상대를 너무 사랑하고 상대가 잘 됐으면 하는 선하고도 정상적인 의도지만, 그것이 점차 시간의 두께를 쌓아나가며 본인을 돌보는데 소홀해지는 아이러니. 니콜과 찰리가 이혼 과정에 있어서 서로의 변호사들의 싸움과 그에 이어진 둘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말다툼 장면이 압권이고, 영화의 절정으로 다가왔다. 그 싸움의 과정에서도, 그 이후에서도 서로의 마음 속에는 상대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이 느껴져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 둘이 생활해 나감에 있어서 서로를 의도적..

미디어/영화 2022.02.11

<내 안의 가부장>, 시드라 레비 스톤

(253p) 1부 우리가 미처 몰랐던 내면 가부장의 활약 1장 내면 가부장의 신념 내면 가부장은 이전에 수차례 만났던 내면 비판자와는 달랐다. 내면 비판자는 당신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상관하지 않고 그저 비판하는 것을 좋아할 뿐이다. 내면 비판자는 내면 가부장에 비해 훨씬 더 개별적이고 개인적인 목소리로서, 이 또한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 내면 가부장은 젠더gender를 중요시한다. 그가 남성과 여성에 대해 가진 기대, 의견, 기준은 완전히 다르다. 내면 가부장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좋은 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하며 여성은 무엇으로도 그러한 사실을 바꿀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33p) 여성성의 선물과 근본적인 힘의 원천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여성의..

책/페미니즘 2022.02.04

<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 알리 러셀 혹실드

(종이책, 349) 1부. 가족 신화 깨기 1년 13달을 일하는 여성들 가사를 분담하는 남자들은 여자들만큼이나 시간에 쪼들리고, 직장의 요구와 어린 자녀들의 요구 사이에서 상당한 분열을 느끼는 듯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가사를 분담하지 않고 있었다. 어떤 남자들은 가사 참여를 딱 잘라서 거절했다. 또 어떤 남자들은 가사 참여를 완곡하게 거부하면서,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로하거나 아내의 이야기를 이해심 있게 들어주는 정도였다. 대부분의 부부들은 아내의 고통을 아내만의 문제로 여겼다. (32p) 빠르게 변하는 여성, 느리게 변하는 남성 여성은 결혼과 일에 대한 문화적 이해 없이 경제 분야로 진출했고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동 인구가 변하고, 여성들도 변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직장은 원만한..

책/페미니즘 202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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