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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페미니즘 44

일할 자격, 희정

일할 자격 들어가며 1. 생산적으로 살아라? : 성실하지 않은 청년들의 분투기 이 사회에서 발화 자격은 (사회가 규정한) ‘자기 몫을 다 한’ 사람에게 주어졌고, 그런 측면에서 미리는 말할 자격을 취득하지 못했다. 열심히 일하다 부당한 일을 겪었다는 이들에게도 그 ‘열심’은 진정한 열심히 아니라고 말하는 세상이었다. 사람들이 미리의 이야기를 보고 곧장 이렇게 댓글을 달 것 같았다. “당신이 요구할 자격이 있는가.” 자격 없(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의 요구는 떼쓰기가 된다. (31) 사회적 문제가 개인의 자금력 문제로 치환된다. 늙을수록, 아플수록, 외로울수록 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 오래된 말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관계와 평등, 사회적 안전망임을 잊게 한다. (48) #성실한..

책/페미니즘 2024.02.13

이렇게 누워만 있어도 괜찮을까, 안예슬

이렇게 누워만 있어도 괜찮을까 프롤로그 말 빌리기 1부 고립 고립의 반복 한동안 청년 고립은 히키코모리 같은 은둔 개념에 한정됐다. 그렇지만 내가 만난 열 명 중에는 외출은 하면서도 다른 사람하고 소통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소통하더라도 공감받지 못해 고립감을 느끼는 이도 있다. (23) 문 닫은 김밥집 앞에서 문제는 식사하지 않는 생활에 큰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확히 말하면, 먹지 않는 행위는 관심사가 아니지만 많이 먹는 행위는 관심을 끌고 문제가 된다. 먹는 양을 줄이면 서서히 살이 빠진다. 나는 이런 모습이 섭식 장애라고 생각한다. 살이 찔까봐 안 먹지는 않지만 살이 빠지고 건강에 문제가 생겨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반대로 살이 찌면 큰 문제라고 느낀다. 우리 사회가 권하는 날씬한 ..

책/페미니즘 2024.01.17

<두 여자 이야기><송생만>, 송아람

e-book으로 본 송아람 작가님의 책 2권 두 여자 이야기는 82년생 김지영 책처럼 대구와 서울, 동갑인 두 여자의 이야기다 원가정에서 딸의 역할과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생활이 달라지는 여자의 인생 송아람 작가님과 친구의 실제 이야기가 혼합되고 각색된 스토리 그림이 참 멋지다 송생만은 송아람 작가님의 실제 생활과 더욱 밀접해 보이는 리얼리즘(?) 만화 엄마이자 만화가인 작가님의 일상을 엿볼 수 있어서 재밌었고 특유의 쿨한 멘트들이 공감이 많이 되었다 나도 이런 만화를 그려보고 싶다

책/페미니즘 2023.09.08

<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반유화

들어가는 말 여자라서 겪어야 하는 일들에 마음이 자주 지치는 당신에게 1부 나를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chapter 1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건가요 매일 숙제하듯 살아왔다면 사회 역시 처음에는 선을 넘는 걸 문제 삼는 것처럼 보이다가, 나중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슬그머니 받아들이는 날이 올 겁니다. 여자 나이를 케이크에 비유한 농담이 시대 착오적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그러니 사회의 시선에 너무 속지 않았으면. 그때그때의 나이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이게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포용하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과정. (24) 인생은 패키지가 아니다 삶을 기획할 때는 가장 먼저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무언가를 원하지만 장벽이 있어 체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일이 하기 싫은 것인지..

책/페미니즘 2023.08.23

<결혼 고발>, 사월날씨

prologue_ 왜 고통을 말하는 데 설득이 필요한가요? 1. 결혼하다 왜 사과 못 깎는 걸 걱정했을까? 착한 남자 사랑하니까 결혼하자? 걱정은 있었지만 어쩌다, 결혼 내게 결혼이란 수행하면 인정받는 과제였다. 투두리스트 항목 앞의 빈 네모 칸에 자신 있게 체크 표시를 하고픈 것이었다. 모두가 수행하는 과제를 빠집없이 체크하며 넘어가야 한다는 의무감은 벗어나고 싶어도 쉽게 벗어나지지 않는 부담이었다. 사회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가치들은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않는 한 ‘어쩌다 보니’ 따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어쩌다 보니 우리도 결혼을 준비하는 단계로 나아갔다. (26) 신부 입장 2. 시가를 만나다 시부의 보험 증서, 시모의 레시피 며느리가 그러라고 하디? 고부 사이 어색해질라 직설적으로 불편을 말하..

책/페미니즘 2023.08.07

<언니들의 마음공부: 부모 편부모에게 받은 상처에서 벗어나 생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오소

워밍업_사례에 들어가기 전 먼저 꺼내보는 질문들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말하기,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일 ‘사랑’ 대신 ‘지성’을 받은 아이들 감정과 감각을 새로 배워야 하는 이유 우리는 ‘나’ 이상으로 아이를 양육할 수 없다 치유의 3단계 매뉴얼 1단계. 대면과 이해 2단계. 위로와 긍정 3단계. 퉁치기와 경계설정 먼저 1단계 ‘대면과 이해’ 대면은, 글쓴이가 정말로 자신을 가장 무겁게 짓누르는 바위에 대해 썼는가를 보는 거야. 예를 들어 ‘내내 엄마와의 관계가 힘들었다’는 참가자가 막상 상처를 들여다보려니 겁이 나서 진로나 육아문제에 대해 써오는 경우가 있어. 그래선 안 돼. 상처를 회피하지 않고 담대히 맞서기, 이것은 치유의 필수적인 시작이야. 엉뚱한 부위에 약을 바를 수는 없겠지? 나는 이 단계를 ..

책/페미니즘 2023.04.04

<온갖 무례와 오지랖을 뒤로하고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 화사 외 42인

온갖 무례와 오지랖을 뒤로하고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 ▷ 내 몸의 기억과 감각을 만나는 시간 그렇다면, 여성의 상체가 성적 공간인 이유는 또 대체 뭘까. 여성의 벗은 상체는 생리적으로 당연히, 성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인가? 하지만 등목 하는 여자를 목격할 남성 일반의 일차적인 반응은 ‘야하다’라기보다 ‘당황스러움’에 더 가까울 것이다. 그 당황스러움은 여성의 상체가 성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성욕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생긴다. 여성의 상체가 성욕을 불러일으킨다는 신화가 등목의 생명력을 추구하는 여성의 상체를 성욕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으로만, 성적 공간이라는 하나의 용도로만 한정지었다. 그리고 성적인 것은 곧 금기이므로 여성의 상체는 봉인된다. (17) 중요한 것은 등목..

책/페미니즘 2022.10.04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조한진희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1장 아픈 몸이 된다는 것 - 나도 내 몸이 낯설다 : 질병을 경험한다는 것은 몸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하는 일이다. 누군가 질병에 걸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물어온 적이 있다. 나는 어항 속에 돌 하나 더 얹어지는 것이 아니라 핏물 한 컵이 부어지면서 그 물의 밀도가 변하고 그에 따라 생태계가 바뀌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저 질병 하나가 내 삶에 쏙 들어오는 게 아니라고 말이다. 이는 일상이 완전히 재구성된다는 뜻이며, 동시에 내가 기획한 미래가 무효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30) - 왜 시간이 없을까 : 시계부를 오랫동안 적고, 각 일상의 의미를 써내려가면서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나는 ‘재량 시간discretionary time’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재량 시간이 시간 배분과 ..

책/페미니즘 2022.09.14

<질병과 함께 춤을>, 다른 몸들

들어가는 글_아픈 몸으로 산다는 것, 그 고유한 삶의 연결 더 이상 아픈 것 때문에 또 다른 아픔을 얻지 않기를 : 질병은 우리 몸을 변화시켰고 고통을 주었고 삶을 뒤틀리게 만들었다. 우리는 오랜 세월 어떻게든 건강을 회복해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 헤맸고, 그 길을 가길 권장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아픈 몸으로 어떻게 온전히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길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새로운 지도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아픈 몸을 차별하는 사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탐색하고, 아픈 몸들도 배제당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질문하면서 천천히 지도를 만들어보고 싶다. (20) 1장. 나는 내 질병이 부끄럽지 않다_다리아 아파도 돼, 네 탓이 ..

책/페미니즘 2022.09.14

<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김소민

나의 아름답고 추한 몸에게 chapter1 관리당하는 몸 몸뚱이를 사랑해 달라고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에서 정신분석, 문학 등을 몽땅 동원해 이 두 감정의 뿌리를 짚는다. 오염, 전염을 떠올리게 하는 오줌, 똥, 콧물, 끈적끈적한 체액은 원형적 혐오의 대상이다. 이 이미지들은 비약을 거듭한다. 인간이면 가질 수밖에 없는 동물성과 유한성에 대한 두려움을 타인에게 투사하면서 혐오는 자란다. 승자만 지배하는 환경에서는 더 잘 자란다. 자신 안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것을 타자에게 덮어씌우고 자기에게는 없는 척한다. 이상적인 남성성에 대한 환호는 여성혐오로 완성된다. 이상적인 몸은 추한 몸이 없으면 있을 수 없다. 인종주의, 동성애에 대한 거부의 근간에도 이런 투사가 똬리를 틀고 있다. 누스바움은 이를 동물과 인..

책/페미니즘 2022.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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