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페미니즘

<이갈리아의 딸들>,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비상하는 새 2022. 3. 6. 10:47
반응형

<이갈리아의 딸들>

 

(379)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한 책 <이갈리아의 딸들>을 읽었다. 왜 유명한지 읽는 내내 감탄과 폭소를 자아내는, 역시 명불허전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 여남 관계의 권력 구조가 180도 바뀐 세계를 목도하면서 현실의 세계가 얼마나 부조리한지 단숨에 깨치게 해준다. 책 한권으로 가부장제에 대한 미러링을 이렇게 완벽하게 구현해낼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여남모두 우리 사회의 거시적인 시스템에서부터 미시적 일상생활 곳곳에서까지 얼마나 성역할에 대한 차별이 침투해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21세기 현재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고 주장하는 정치인에서부터 자신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자랐다는 이대남들이 이 책을 단 한번이라도 정독한다면 다시는 그런 소리를 할 수 없을 것이다.

 


 

- 새로운 세계, 이갈리아의 용어들

 

1

 

브랜 장관과 그녀의 가족

 

아빠, 아빠가 엄마에게 부성보호를 받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어요. 아빠는 엄마를 기쁘게 하려고 쓸개까지 다 빼주면서도 아직도 아빠 시간 중의 육십이 퍼센트나 엄마한테 시달린다구요.” “그걸로 무얼 하냐구요? 모르겠어요... 아무튼 나는 어떻게 아빠가 엄마와 함게 사는 걸 견딜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그래도 난 네 엄마를 사랑한단다.” (17) -> 흔한 노예1의 정신승리라고나 할까...

 

노총각 올모스가 아이들에게 자연의 불공평함에 대해 가르치다

 

메이드맨의 무도회

 

해변의 진주 이갈선드

 

루스 브램과 그녀의 하우스바운드

 

움은 어떻게 보이든 상관없어. 움은 임신을 한단 말이야. 그러니까 움은 뚱뚱해지기도 하고 날씬해지기도 하지. 움에게 이상적인 체형을 정한다는 것은 우스운 거야.”

만약 페트로니우스가 부성보호를 받지 못한다면 그 애는 직장을 찾아야만 해. 결혼 안 한 총각이 과연 어떤 직장을 가질 수 있을까? 페트로니우스가 노동 수요소로 갈 가능성은 거의 없어. 그 애는 그렇게 튼튼하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몸집이 조금만 더 커진다면 청소 부대에 가게 될 수도 있어. (51)

 

맨움들을 위한 옷에는 페호(자지 가리개)가 있어야 해. 항상 그래왔고 미래에도 늘 그럴 거야. 변하는 것은 단지 높이가 얼마나 올라가는가이고 그것은 팍스의 패션 여왕이 정할 문제야. 그렇지만 그것 없이는-그것에 대해 어떤 의심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당신도 알잖아. 맨움이 물 위에 있든 물 아래에 있든 공기 중에 있든 그런 옷은 몸에 잘 맞지 않을 거야, 크리스토퍼. 그리고 그건 별도로 하더라도, 옷이 얼마나 잘 맞는지에 대해 내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걸 알잖아. 아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학적이지는 않을 거야. 미학적이지 않다고, 크리스토퍼. 그게 훨씬 더 심각한 문제지. 나는 내 아들이 그것을 다리 사이에서 흔들며 돌아다니게 하지는 않을 거야. 죽어도!” (61) -> 노브라 빼애애액!!!

 

젠틀윔을 위한 나르시세움 클럽

 

임신한 움은 월급을 다 받고 휴직할 권리가 있으며 십 퍼센트의 수당과 자녀 보너스를 받는데, 자녀 수당은 몇 번째 아이인가에 따라 달라졌다. 이것 외에도 수유하는 어머니는 식비를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도 너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다섯 달 동안 아이를 보살핀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임신 기간 동안의 임금 보조가 너무나 적다는 것이었다. (63)

 

루스는 하체를 빨리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는 의회에서의 논쟁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십 퍼센트라, 리듬 있게 움직이면서 그녀는 계속 생각했다. 크리스토퍼는 그녀의 머리를 팔로 감싸 안고 졸린 듯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는 그 미소를 사랑했다. “피임약 먹는 거 잊지 않았지?” 그녀가 물었다. “. 오늘 밤에는 별다른 일이 생기지는 않을 거예요.” 루스는 크리스토퍼가 마지막으로 언제 오르가슴을 느꼈는지 기억할 수 없었다. 그녀는 계속 그 위에서 평화롭고 리드미컬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가 원할 때 그가 거절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보다 더 훌륭한 맨움을 어디에서 찾을 수가 있겠는가? (75)

 

교장 보솜비가 노총각 올모스를 부르다

 

당신이 어린 시절에 배웠던 것을 잊어버린 모양이군요. 자연의 불공평함은 맨움이 아이를 갖는 특권을 갖지 못한다는 데 있소. 그것은 매우 오래전의 사건에서 알 수 있듯, 맨움이 인생의 과정 자체에서 완전히 종속적인 기능을 한다는 의미요. 내가 말했다시피, 완전히 종속적인 역할 말이오. 자연은 맨움에게 생명의 임무를 갖게 하지 않았소. 그 운명은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것이고, 올모스, 그리고 그것은 또한 당신의 운명이기도 하오. (86) -> 자연의 불공평함에 대해 우열을 판결하는 것도 결국 권력자의 권한임을 알 수 있다.

 

해안, 석상, 그리고 참나무숲

 

보고하지 말자, 페트로니우스. 모두 잊자. 그게 더 나아. 왜냐하면, 더럽혀진 맨움을 누가 원하겠니? 이번에는 그냥 내버려두겠어. 그렇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해. 이제 더 이상 해 진 다음에 바닷가에 가선 안 돼!” (101) -> 늦은 시간 여자가 술먹고 있어서 그런 일을 당한거라는 피해자탓의 미러링

 

뱃사람 페트로니우스

 

물론, 배러스커리는 이렇게 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작살물어를 끌어 올리는 데는 오랜 고된 훈련이 필요했다. 모든 초심자는 그런 실수를 한다. 그러나 배러스커리는 페트로니우스가 이 일을 빨리 단념하기를 바랐다. 낚시는 움의 직업이며 배러스커리가 생각하기에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그 직업의 진정한 매력이었다. ... “이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하나를 놓쳤어.” 배러스커리가 설명했다. “네가 저 애를 시켰지?” 내가 항상 말했잖아. 이것은 움의 일이라구!” 잡수부들은 동시에 모두 소리를 질렀고, 코로 물을 내뿜으며 몸을 흔들었다. (109) -> 배에 여자가 타면 재수 없다거나, 택시의 첫 마수걸이에 여자를 태우면 재수 없다거나 등등 온갖 부정을 갖다 붙이는 뭣같은 가부장제에 대한 미러링

 

빈민가의 작은 장미

 

하지만 그에게 정말로 자유 시간이라는 것이 있는가? 그가 부성 보호를 받는 한, 그에게 돌보아야 할 어린이가 있는 한 그것은 그림의 떡이었다. (126)

 

어떻게 당신은 자신에게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지? 나는 어떻고? 가족을 갖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지? 내가 하루종일 뭘 하고 있다고 생각해? 언제 한번 내가 나 자신에게 시간을 갖도록 한 적이 있었나? 이 세상에서 내게 중요한 단 한가지는 다른 사람에게 의미 있는 뭔가를 하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비인간적인 로봇일 뿐이라구. 나는 당신과 아이들을 위해 일하느라 하루를 다 보낸다구. 그러면 당신은 우리를 위해 집을 잘 관리하기만 하면 되잖아. 그런데 당신은 애를 하나 더 갖는다고 불평하다니. 내사랑, 크리스토퍼. 내가 아이를 낳으면 당신이 그 애를 받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야. 결국 아이를 임신시키는 사람은 맨움이라구.” (129)

 

노총각 올모스 287번지 지침에 따라 가르치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맨움이 왜 아이를 돌보게 되었는지 설명하실 때 자연의 예를 드셨잖아요?” 바가 질문했다. “아니죠. 거기서 우리는 신화와 실재를 구분해야만 해요. 신화란 현실을 아름답게 만들고 모든 신비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시예요. 우리는 어머니가 사랑의 결실을 아버지의 품에 안겨주는 것이 얼마나 멋진가를 보다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망라하는 상부 구조로서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이에요.” 노총각 올모스는 말하기가 조금씩 어려워짐을 느꼈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불행이, 즉 그 자신이 이 멋지고 무한한 은혜의 대상이 되어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학생들에게 생명의 은총을 설명해야만 하는 이 순간에 더 명확히 드러나는 것이었다. (133)

 

, 바로 그렇게 말했어요. 동물의 왕국(queendom)에서 가장 지능적인 동물인 물고기처럼 평등하죠. 하지만 우리는 쓸모없다고 해서 맨움을 죽이거나 하지는 않아요. 문명은 맨움이라는 종을 활용할 방법을 찾아왔어요. 그 점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위대함이죠. 맨움은 자연 상태에서 그들이 차지했던 쓸모없는 위치에만 머무르지 않게 된 거죠. 그래서 인간 사회에서 맨움은 그들 존재에 대한 정당성을 갖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거예요. 말하자면, 그들은 살 권리를 갖게 된 것이죠. 그런데도 우리는 맨움이란 인간을 완벽하게 문명화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사실 대부분의 맨움들은 본능적으로 자신들의 유일한 목적이란 꾸미고 장식하는 것이라는 점을 아나 봐요. 그것이 맨움이 외모에 신경을 더 많이 쓰는 진짜 이유이기도 하지요.” (139)

 

그래요, 지금은 신체적 힘이 바로 여성적인 특성이 되었지요. 그것은 움이 더 작은데도 맨움보다 더 열심히 신체 훈련을 한 결과죠. 소년과 소녀의 체육 시간을 한번 비교해 보세요. 소녀들은 역도와 포환, 뛰면서 장애물을 넘는 크로스컨트리를 하는 데 반해 소년들은 어떻게 우아하게 걸을지를 배우고 소프트볼 게임을 하죠. 이것은 자연의 불공평함을 고치기 위해 노력한 영역의 좋은 본보기입니다. 대부분의 움보다 훨씬 크고 강한 맨움들이 몇몇은 늘 있게 마련이지요. 이 맨움들은 좀처럼 부성보호를 받기가 힘들어요. 바로 저처럼요.” (142)

 

페트로니우스의 열여섯번째 생일

 

그렇다면 난 내 PS를 꺼내기만 하면 돼. 그러면 넌 끝장이야.”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니, ?” 크리스토퍼가 물었다. “옛날에 모든 움들은 PS를 가지고 다녔대요. 그것은 자지를 자르는 가위(prick-scissors)를 줄인 말이죠. 만약 덩치 큰 맨움이 나를 괴롭힌다면 그것을 꺼내는 거예요. 싹둑!” 그녀가 웃었다. “역사 시간에 배운 거라구요.” (147)

 

페트로니우스는 바닥에 있는 물건을 쳐다보았다. 그에게는 고무 재질의 옷감이 살아 있는 것으로 보였다. 선원이 되겠다는 꿈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사실 그는 자신을 맨움이라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뱃사람이 되기를 바라면서도 남자 뱃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159) -> 현실에서 여성은 여성 롤모델의 부재로 인해 원치 않았지만, 자신의 미래에 대해 뜬구름 잡는 듯한 계획을 한다.

 

, 그녀의 것이 되다

 

그로 메이도터와 그녀의 자랑스런 가족

 

탄생 궁전에서

 

그런데 그곳에서 출산을 하는 움들이 소음이 의식을 방해한다며 불평을 하기 시작했다. 생명의 위대한 기적이 주는 황홀함이 주중엔 소음에 묻혔기 때문이다. 첫 번재 불평이 나오자마자 정부는 교외의 평화로운 곳에 현대식 건물을 새로 짓기로 결정했다. 그 계획은 지금까지의 예산 중 가장 비중이 큰 항목이었다. 예산은 각료들 중 한 명이 직접 출산하러 그곳에 왔다 간 후 곧바로 책정되었다. (180)

 

크리스토퍼는 모서리마다 놓여 있는 석상을 발견했다. 페트로니우스와 바가 태어난 문힐에 있던 옛 궁전에서도 똑같은 조각상이 있었다. 아래쪽 한 모서리에는 발을 굳건히 땅 밑으로 묻고 팔은 들어 올린, 크고 멋진 임신한 움이 있었다. 다른쪽 모서리에는 벌거벗은 채 크게 울부짖는 갓 태어난 여아상이 있었으며 위쪽 모서리에는 맨움상이 있었는데, 아이를 수태시키고 돌보는 맨움의 두 가지 주요한 기능을 상징하는 두 개의 머리와 네 개의 팔과 네 개의 다리를 가진 모습이었다. (183)

 

 

아이 돌보기와 젊은 시절의 꿈

 

그는 고개를 들어 창문에 비친 자신을 다시 바라보았다. 이번에는 계속해서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어떻게 자유로우면서도 동시에 아이를 가지는 것이 가능할까? 정말 가능한 일일까? 물론이지. 아빠에게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고 해서 나에게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까. 그로는 엄마와는 달라. 그로는 나를 사려 깊게 대해. 그녀는 나에게 많은 것을 말해 주었지. 그녀는 나를 사랑하고 나에게 매우 많은 것을 가르쳐주지. (191) -> 로맨스가 결혼에 대한 환상을 부풀리는 지점

 

셰라큰 장군과 그녀의 탐험에 대한 시험

 

이갈선드의 밤

 

이봐. 내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 난 왜 항상 역사는 움들에 대해서만 말할까 궁금해하고 있었어. 그리고 그건 움들이 아주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런데 그다음에는 내가 아주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 거야....” (209) -> 나 또한 20대 후반 여성학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페미니즘을 접하면서 똑같은 느낌을 받았다.

 

 

 


 

2

 

문힐의 빌라

 

그래요, 하지만 발굴하고 연구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야, 판당고. 그것은 항상 연구하는 사람이 누구이고 그 사람이 무엇을 찾으려고 하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지. 그리고 찾은 것을 어떻게 해석하는가도 중요하지. 너희들 모두 [곡괭이를 든 수수께끼 같은 맨움]이라는 이갈리아 국립박물관의 유명한 조각을 알고 있지? 곡괭이를 들고 있는 근육질 맨움의 고대 조각상 말이야. 난 대담하게도 그것을 [땅을 경작하는 맨움들]이라고 부르지.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은 움이기 때문에, 손에 그런 도구를 들고 어떻게 맨움이 그런 자세로 서 있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거야. 맨움들은 땅을 경작할 수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요. 맨움들은 못 하잖아요.” “‘그들이 아니라 우리, 발드리안. 왜냐하면 모든 것을 움들이 설명하고 결정하니까 우리는 심지어 우리 자신들에 대해서도 그들이라고 말하잖아....” “그러나 우리는 땅에서 일할 수 없어! 아마 그는 아내를 위해서 괭이를 들고 있었던 것이겠지.” “항상 전문가들은 바로 그런 식으로 고대 가부장제의 모든 흔적들을 설명하지. 종종 그들은 고대 조각들이 움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해. 삼척동자도 그게 맨움의 몸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을 때도 말이야. 모든 문화가 반드시 움들에 의해 지배된다는 가정 외에는 어떤 근거도 없이 그런 말을 하는 거야.” (221)

 

 

맨움해방주의자들의 금기를 깨다

 

수많은 맨움해방주의자들은 이러한 설명이 맨움을 상징하는 삼각형에 대한 근대적이고 움 우월주의적인 해석이라고 말했다. 또 삼각형은 옛날 가부장제 시대 맨움들의 권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매혹적이고 흥미로운 설명이었지만 그들 중 어느 누구도 그 상징이 가부장제 사회에서 무엇을 의미했는지 알지 못했다. 게다가, 아무도 가부장제 사회가 이전에 존재했다는 것을 정말로 믿지는 않았다. (231)

 

 

맨움의 종속은 역사적 필연이다?

 

왜 모든 게 지금처럼 되었을까, 그리고 언제 시작된 것일까? 왜 우리는 땅에 씨앗을 뿌린다는 생각에 전율해야만 했지? 왜 그들은 단지 움들만이 본성적으로 땅을 갈 수 있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인 걸까? 모든 움들이 어렸을 때 배운 것을 왜 우리는 다 커서 배워야 했을까? 정자는 수치의 근원인데 왜 월경은 힘의 원천이 되었을까? 왜 이렇게 된 거야? 어떻게 그렇게 됐지? 누가 그것을 결정한 걸까? 그것에 대항하는 세력의 뿌리를 뽑는 것을 전 세계적인 악의였던가? 왜 그것에 대해 저항하고 독립하려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웠던 것일까? (239)

 

지금은 작은 규모일지라도 그들은 다 함께 일어나서 땅을 경작하려고 하는데, 전의 맨움들은 왜 그렇게 하지 못했던 걸까? 왜 그들은 항상 순종만 해왔을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수수께끼는 맨움들이 항상 그것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들은 움들이 그들에게 나눠준 열등한 지위를 수용했다. 그것이 자연 질서의 일부라고 움들이 말할 때 그것을 믿었음이 분명하다. 왜 그들은 움들을 믿었던 걸까? 맨움해방주의 동맹 회원들은 그런 허풍을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은 움들이 아이를 돌보고 맨움이 나가서 결정을 하는 것이 자연 질서의 일부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아무것도 소위 자연 질서와 조화되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이 인류의 간계(간사한 꾀)였다. 어떤 종류의 인류는 억누르고 다른 종류의 인류는 그들을 착취하고 기생해서 번성할 수 있도록 하는, 목표를 가진 체계적인 간계였다. “그러나 정말 그렇지는 않았어.” 노총각 올모스가 말했다. “맨움들이 항상 묵인하고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야. 모든 것이 항상 내가 설명한 대로였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지. 맨움들은 무수한 저항을 했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맨움이 권력을 쥐었던 사회가 있었지. 문제는 우리가 모권제 사회에 살기 때문에 그런 저항이나 가부장적 사회에 대해서 들은 바가 없다는 거야. 역사가들은 그런 것들에 대해선 아무것도 스지 않지. 역사가들은 움들이니까. 인류학자들 또한 아무것도 쓰지 않지. 인류학자들도 움들이니까. 그게 이유야.” 성적 정체성은 계급 정체석보다 훨씬 더 중요해. 사실 우리는 맨움에 대해서보다 노동자계급에 대해 훨신 더 많이 알고 있어. 우리가 듣고 있는 억압받는 계급은 대부분 노동자계급 움들로 이루어져 있지. 우리는 역사를 기술하는 사람들이 단지 지배계급의 관점에서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어. 왜냐하면 자신들이 그 계급에 속하기 때문이라는 거야. 특히 스파크스주의 진영에서 나오는 얘기지. 그러나 움 자신의 문제이기 때문에 움에 대해서는 움만이 쓸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지독한 극단론자로 간주되지. 자기들도 그렇게 하면서 말이야. 노동자계급이 억압받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보다 맨움이 억압받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 훨씬 더 지독하고 극단적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그것은 성적 억압이 계급 억압보다 훨신 더 지독하고 극심하기 때문일 거야.” (246)

 

부성 반대 캠페인은 맨움들의 대의명분에 많은 적을 만들었어. 특히 맨움들 간에. 대부분은 맨움이 움과 동일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아버지로서의 역할마저 부정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했던 거지.” (252)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이십 년이나 오십 년 후의 맨움들이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노총각 올모스가 물었다. “우리가 우리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거의 없고, 움들이 우리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아주 많이 쓰여 있지. 그런데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무엇을 써야 할까? 우리 자신의 저항도 잊히지 않을 거라 어떻게 보장하지? 우리가 뭔가를 쓸지라도,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보존될 수 있을거라 어떻게 보장해? 이전 시대에도 맨움들이 그들의 연대기를 썼지만 출판되지는 않았어. 무엇을 출판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도 움이고,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 결정하는 것도 움이지. 역사는 움들이 쓰니까.” (253)

 

 

물고기와 로맨스

 

당신이 당신 생각만을 강요하고 싶어 하는데 어떻게 제가 당신을 계속 사랑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죠? 내 생각에 정말 중요한 것을 비웃기만 하는데요?” (256)

 

그러나 움들은 그런 문제는 없지. 그들에게 성적 쾌락과 재생산 행위는 분리되어 있어. 질 내에서 성적인 느낌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그럴 수 있는 거지. 그들은 외부 자극으로 만족이 되니까. 그들에게는 그게 더 좋은 거지.” “그건 생각 못 했는데.” “그래, 나도 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생각할 수 없었지. 하지만 왜 우리는 만족을 얻는 게 그렇게 힘든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됐어. 우리는 항상 우리 자신을 알 낳는 가축으로 생각해. 왜냐하면 사춘기 때부터 그렇게 배워왔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성적인 느낌을 감지하기 시작할 때부터 욕망을 따르면 당장 아이를 임신시키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야. 그리고 그것은 우리를 두렵고 수치스럽게 만들면서 얘기하기를 꺼리게 만들지. 그래서 결국 우리가 움들과 침대로 가게 될 때 우리가 원하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 거야. 그냥 그녀가 하자는 대로 하는 거지. 우리는 그녀가 그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거야. 어떤 면에서는 그렇다고 봐야지.” (264)

 

맨움의 종속과 관련된 것은 특히 많아서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가끔 생각 없이 수용하기만 했던 것들의 현실을 볼 때는 완전히 어리석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금처럼. 맨움이 성적 만족을 거의 얻을 수 없을 때조차 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265)

 

씨내리의 비극

 

맨움해방주의자의 새로운 모험

 

엄마의 정당한 분노

 

이갈리아 선거와 맨움의 과감한 진출

 

움이 임신을 월할 때는 파트너에게 임신이 성교의 목적임을 늘 분명하게 밝힌다. 그와 반대로 맨움은 성적 욕망과 수태와의 차이를 구별할 만한 능력이 부족했다. 그것은 순전히 생리적인 현상이었다. “우리는 그러한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늘 좀 어리석다고 여겨지지.” 페트로니우스의 말이다. (296)

 

 

맨움들 페호를 불태우다

 

왜 맨움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가

 

<이갈선드 타임즈>지는 충실하게 맨움의 발언을 실었지만, 또한 독자들이 그런 일을 지겨워한다는 것을 확신하는 논설을 실었다. ‘평화와 사생활에 대한 무법적 공격, 되찾은 정상이 또다시 비정상으로!’라는 제목으로. (323)

 

 

그로와 페트로니우스 - 움과 맨움

 

나는 겁이 나요. 당신에게 대답하기가 겁나요. 만일 내가 대답한다면, 당신은 또 나를 때릴 거예요. 당신은 거기 앉아 있고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당신에게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구요. 당신은 마음만 먹으면 아무 생각 없이 나를 때릴 수 있어요. 당신은 그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겠죠. 신은 원한다면 나를 죽일 수도 있겠죠. 내가 뭘 할 수 있겠어요? 난 당신에게 말할 수 없어요. ... 그는 그녀에게 꽉 안기고픈 유혹을 느꼈다. 그는 그녀에게 다시 감미롭고 다정한 감정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333) -> [여자는 인질이다]에서 가부장제 하의 여남관계는 스톡홀름 신드롬을 전제로 한다는 것과 같은 맥락

 

 

아버지와 아들

 

정상적이라구요? 난 내가 별다른 것을 봤다고 생각지 않아요. 가끔 나는 우리 사회가 동성애적인 움들을 위한 거대한 운동장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장난치고 시합하고 싸우고, 서로서로 존경하고, 서로를 키워주는 운동장 말이에요. 반면 맨움은 집 안에 갇혀 지내거나, 가장 더러운 직업을 떠맡거나, 팔루리아로 보내지죠. 움들이 아름다운 요트와 움 전용 클럽과 회사에서, 스포츠 경기장에서 그들의 신성한 자매애를 추구하고 그것에 집착하는 동안에 말이에요. 그래서 신체적으로 동성애자인 것과 정신적으로만 동성애자인 것 사이에는 별 차이가 없다구요. 왜냐하면 내게는 움들이 서로 사랑하고 맨움을 경멸하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모두 동성애로 보이기 때문이에요. 그들은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가꾸고 움이란 성의 명예와 미덕을 찬미하면서도 맨움이 조금이라도 동성애자 티를 내면 즉시 우리를 적대시하고 변태라고 부르죠.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그들이 아주 당연하게 여기는 그런 모든 즐거움, 그러니까 원하는 곳에 갈 수 있고 서로를 사랑할 수 있는 자유를 아주 조금이나마 맛보겠다는 것뿐인데도요. 우리가 서로에게 최소한의 호감을 보이거나 조금이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면 마치 우리 스스로 즐기는 것이 그들의 게임을 망치는 것처럼 곧장 우리를 비난하죠. 그러니까 그들은 거대한 움 동성애를 그들 사이에서 즐기면서도 우리는 백 퍼센트 이성애자로 남아 있길 요구하는 거예요. 맨움들 간에는 서로서로 아무 관계가 없어야 할 뿐만 아니라, 수천 개의 아늑하고 작은 집 안으로 뿔뿔이 흩어져 있어야 하죠. 그리고 그곳에서 감자를 요리하면서 그들이 집에 언제 들어올까 생각하는 것을 행복해하고, 혹시 그들이 집에 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몸이 굳어버리죠. 감자를 요리 할 수 있는 아늑하고 작은 가정을 갖기 전까지, 우리는 그 감자들을 요리할 수 있는 그런 곳을 갖지 못하면 어쩌나 두려움에 떨고, 그러다 운 좋게도 가정을 갖게 되면 동성애자가 아닌 척 위장하는 수천 가지의 자잘한 알리바이를 마련하고 포장해야만 하겠죠. 이따금, 탄생 궁전과 월경 축제와 스포츠 경기에서 그들의 영광을 함께 나누기 위해, 그들과 함께하는 외출이 허용되죠. 그것이 나를 역겹게 만들어요. 그것이 바로 사회가 동성애자인 움을 경멸과 혐오로 대하는 까닭이죠. 왜냐하면 그들은 모든 움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드러냈기 때문이에요.” (342) -> 남자는 남자만 사랑한다!

 

 

<투쟁하는 수탉>을 만들다

 

맨움의 몸에 대해 가지는 부끄러움. 페니스와 음낭을 갖고 있다는 부끄러움. 왜 음낭(shame bag)이라고 불리는 걸까? 새 단어를 찾아야만 하지 않을까? 가슴이 없고 보기 좋은 허벅지와 엉덩이를 갖지 못했다는 부끄러움. 월경을 하지 않는 데 대한 부끄러움. 털이 났다는 부끄러움과 털이 나지 않았다는 부끄러움. 턱수염이 자라기 시작하면서 느끼는 부끄러움. 털 난 가슴을 갖고 있다는 부끄러움. 대머리라는 부끄러움. 사춘기 때 목소리가 기묘한 저음으로 갈라지고, 아이였을 때 가졌던 듣기 좋고 정상적인 목소리를 잃어버린 부끄러움. 밤에 사정하는 부끄러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부끄러움. 부끄러움. 부끄러움. (350)

 

화려한 월경 축제

 

평등한 도시를 걸으며

 

네가 젖꼭지를 갖고 있지 않는 한 좋은 직업을 얻기란 불가능해.” 발드리안이 말했다. “마치 젖꼭지로 직업을 얻는 것 같아!” (364)

 

민주주의의 아들

 

잘 있거라, 이갈리아의 모든 이들이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