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영화

넷플릭스 <결혼 이야기>

비상하는 새 2022. 2. 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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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결혼 이야기&gt; 포스터 중에 가장 마음에 든 ..

찰리(아담 드라이버) 때문에 자신(니콜, 스칼렛 요한슨)의 인생이 점점 작아진다고 느끼고 결국 이혼절차를 밟는 과정을 그린 영화. 자신의 에너지가 상대방에게 점점 투입되다가 결국 자신의 에너지가 다 빨려 소진된 느낌이라고 해야할지. 첫 시작은 사랑 때문에, 상대를 너무 사랑하고 상대가 잘 됐으면 하는 선하고도 정상적인 의도지만, 그것이 점차 시간의 두께를 쌓아나가며 본인을 돌보는데 소홀해지는 아이러니. 

 

니콜과 찰리가 이혼 과정에 있어서 서로의 변호사들의 싸움과 그에 이어진 둘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말다툼 장면이 압권이고, 영화의 절정으로 다가왔다. 그 싸움의 과정에서도, 그 이후에서도 서로의 마음 속에는 상대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이 느껴져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 둘이 생활해 나감에 있어서 서로를 의도적으로 소외시키려고 했다고는 보이지 않았다. 현실을 살아나가면서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을 병행하는 것이, 그 균형잡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한 순간 한 순간의 타협과 흔들리는 걸음걸이들이 쌓여 상상치 못했던 극복할 수 없는 큰 경로의 이탈을 만들어버리는지. 우리는 서로로부터 한참을 멀어지고 나서야 그 전의 결정들이 만들어낸 나비효과를 넋놓고 바라보고 후회할 뿐이다. 

 

보통 결혼이나 연애과정에 있어서 여자쪽이 희생하는 경우가 많아서 남자쪽은 그 희생이 불러오는 소외감과 결핍감을 말하기 전까진 모르는 것 같다. 영화에서도 니콜은 이미 이혼에 대한 진지한 생각과 홀로 서기에 대한 길을 찰리보다 훨씬 일찍 생각하고 길을 걸어가면서 준비한 것으로 나오니까. 이러한 성역할이 고정되어 있는 결혼제도와 가부장제가 얼마나 지속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현실에서도 여성은 이미 이 제도의 모순을 깨닫거나 깨닫고 있는 자들이 많지만, 남자들은 그렇지 않은 것 처럼.

 

결국, 최악의 상황이 되기 전에 미리 각자의 진솔한 욕망을 주장하고 적극적인 청자역할이 중요한 거겠지. 그러려면 서로에 대한 사랑이 바탕이 된 현실적 여유가 뒷받침 되어야 할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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