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가부장>
(253p)
1부 우리가 미처 몰랐던 내면 가부장의 활약
1장 내면 가부장의 신념
내면 가부장은 이전에 수차례 만났던 내면 비판자와는 달랐다. 내면 비판자는 당신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상관하지 않고 그저 비판하는 것을 좋아할 뿐이다. 내면 비판자는 내면 가부장에 비해 훨씬 더 개별적이고 개인적인 목소리로서, 이 또한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 내면 가부장은 젠더gender를 중요시한다. 그가 남성과 여성에 대해 가진 기대, 의견, 기준은 완전히 다르다. 내면 가부장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어떤 좋은 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열등하며 여성은 무엇으로도 그러한 사실을 바꿀 수 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33p)
여성성의 선물과 근본적인 힘의 원천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지닌 힘, 타인을 매혹하는 능력, 관계에 대한 강렬한 욕구, 타인을 지지하고 돌보는 능력, 마지막으로 당연히,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능력 등이 여성성의 선물이라고 본다. 하지만 우리 내면의 목소리, 즉 우리를 기르고 보호해온 가부장적 문화에 깊이 뿌리 내린 내면 가부장은 우리가 여성성의 선물을 누릴 권리를 앗아갔다. 적어도 이 선물을 무시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고 있음을 부끄럽게 여기도록 만든다. (37p)
우리는 전통적인 여성의 선물을 진정한 힘의 원천으로 존중하고 계발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여성의 선물을 평가 절하되었다. 어린 소녀에게 여성으로 자라나는 시기에 본보기로 삼을 유명한 신화나 성숙한 여성 영웅이 거의 없었다. (37p)
시대가 바뀌었고, 이제 우리의 관점은 정반대로 옮겨 왔다. 지금의 사회, 정치적 풍토에서 과거 우리가 ‘결혼’이라 부르던 일부일처제 관계를 갈망하는 여성은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 자신의 삶을 함께 나눌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자기 내면에 무언가가 결핍된 게 아닌지 의심한다. 이런 사고방식은 내면 가부장이 무의식의 그림자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그런데 여기에 딜레마가 있다. 내면 가부장은 여전히 ‘진짜 여자’라면 결혼이 필수 조건이라고 여기면서 기본적으로 관계에 대한 열망은 여성적이며 따라서 나약함의 증거라고 본다. 그는 관계에 대한 욕구와 짝을 만나고 싶은 욕망이 선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다. (42p)
2장 내면 가부장의 민낯
내면 가부장은 우리 내부에 존재하는 목소리 또는 하위 인격으로, 지난 6000년간 지속된 가부장적 전통, 가치, 규칙 등을 내재하고 있다. 긍정적인 면에서 보면 내면 가부장은 가부장제와 매우 유사하게 여성이 안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돕는다. 그는 여성을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 여기고, 오래되고 견고한 한계선 안에 안전하게 머물게해서 위험이나 실망을 겪지 않도록 한다. 그는 여성이 어머니와 딸이라는 역할 안에 안주하도록 돕는다. 그는 여성이 남성의 세계로 모험을 떠날 때마다 걱정하는 마음으로 지켜본다. 부정적인 면에서 내면 가부장은 가부장제를 투영하여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여성은 남성의 보호와 도움 없이는 자신을 돌볼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여성을 도와주려는 의도는 칭찬할 만하지만, 그는 여성이 혼자서 중요한 일을 성취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51p)
지난 30년간 우리를 둘러싼 문화는 변화했지만, 내면 가부장은 여전히 우리 대부분의 내면에 자리한 구시대의 아버지 같다. 여성들은 그의 의견과 규칙과 기대에 따르며 그의 딸로 살아간다. 흥미롭게도 그가 가진 정보는 대부분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가 딸에게 물려준 것이다. (55p)
내면 가부장이 특히 강한 감정을 느끼는 네 가지 영역이 있다. 관계, 권력, 섹슈얼리티, 정서/자제력이다. (56p)
내면 가부장은 여성 뿐 아니라 남성의 내면에도 존재하지만, 여성의 내면 가부장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보려 한다. 아주 특별한 가부장, 영적인 길을 걷는 여성들 내부에 존재하는 가부장부터 소개한다. (테레사 수녀 내면의 가부장 : 섹슈얼리티와 열정을 신에 대한 사랑으로 탈바꿈시킴. 가부장과 싸우기 위해 남성 되기 : 여성과 여성스러운 것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에 대응하기 위해 자신의 섹슈얼리티와 여자다움을 외면하는 여성들.) (77p)
2부 내면 가부장의 목소리
3장 내면 가부장과 권력
어머니들은 여성스러움을 폄하하는 가부장적 문화 때문에 상처입었다. 어머니들은 힘을 얻으려고 노력하다가, 자신에게 허락된 것 너머의 것을 염원하다가 굴욕을 당했다. 우리가 이런 굴욕감을 느끼지 않도록 어머니들은 우리에게 자신을 제한하도록 가르쳤다. (86p)
4장 내면 가부장과 남녀 관계
5장 내면 가부장과 섹슈얼리티
내면 가부장은 섹슈얼리티와 관능성을 구별하지 않고 똑같이 두려워한다. (120p)
6장 감성과 감정 통제
내면 가부장은 여성의 감성적인 면을 맹렬히 비난하고 여성은 객관적이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여성이 객관적이지 못한 탓에 안전하지 않다고 확신하면서도 냉철한 객관성은 여성답지 않다고 여긴다. (123p)
3부 우리가 내면 가부장을 다뤄온 방식
7장 착한 딸도 나쁜 딸도 아닌 새로운 유형의 등장
내면 가부장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아버지와도 같고, 우리는 그에게 각자 다르게 반응한다. 최근까지 이런 반응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었다. 내면 가부장의 명령에 착한 딸로 반응하며 ‘굿걸’ 역할을 하는 여성들, 내면의 아버지에게 저항하여 반항하는 딸이나 ‘배드 걸’의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 (135p)
내면 가부장의 말에 반항하는 아이처럼 싸워도 순응하는 경우만큼이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차이가 있다면 순응하는 쪽은 자동적으로 순순히 따랐고, 반항하는 쪽은 자동적으로 반항했다는 점 뿐이다. 둘 다 자유롭게 자기 나름의 선택을 할 수 없었다. (140)
8장 내면 가모장의 생각
가모장은 여성 안에 있는 자아로, 자신의 성별gender이 남성보다 우월하다고 본다. 그녀는 남자들과 전통적인 남성적 특질에 아주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 (149)
내면 가부장처럼 내면 가모장은 무의식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아, 의식이 미치지 않는 그림자 영역에서 우리에게 해를 끼친다. 그녀는 남자들이 그들 자신과 그들이 지닌 전통적인 남성적 특성을 수치스럽게 여기도록 만든다. 남자처럼 생각하거나 행동하고 느끼는 여성들도 자신을 수치스럽게 여기도록 한다. (151)
내면 가모장은 젠더와 상관없이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에 대해 강한 의견을 갖고 있다. 그녀는 내면 가부장과 달리, 남자일 경우에만 (자기 확신과 같은) 어떤 행동을 존중하는 이중 잣대를 적용하지 않는다. 내면 가모장은 어떤 행동이나 가치에 대해 남녀 불문하고 비난한다. (156)
가모장은 여성의 내면 가부장과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돕는다. 내면 가부장은 여성이 여자라는 이유로 수치심을 느끼고 사과하거나 방어적이 되도록 만든다. 반대로 가모장은 여성을 자랑스러워한다. 가모장은 여성이 남성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여성을 존경하며 전통적으로 여성에 관련된 모든 것을 존경한다. 남성이나 전통적인 남성적 세상의 방식에 겁먹지 않는다. 이렇게 그녀는 여성에게 자존감을 부여하고 여성을 위한 자리를, 여성이 자신과 자신의 성sex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자리를 개척한다. (161)
4부 새로운 길
9장 이분법을 넘어 통합으로 나아가는 지혜
내면 가부장은 이원론 위에서 번성한다. 그는 여성과 남성이 기본적으로 다르며, 남성이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고 본다. 세상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구분한다. 남성은 선천적으로 점잖고 선한 반면, 여성은 믿을 수 없는 기질을 타고났고 심지어 사악하다고 본다. 우리가 내면 가부장과 싸우며 그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면, 그저 그의 선례를 따르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나름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 길은 이원성을 넘어 통합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통합은 항상 반대편마저 포용할 수 있다. 이원성 안에서 살아갈 때는 언제나 ‘우리’와 ‘그들’이 있다. 이 경우 여성과 남성, 또는 가모장과 가부장이다. 반대를 넘어설 때, 우리는 인류라는 더 넓은 ‘우리’로 정의될 수 있다. (169)
10장 내면 가부장의 긍정적인 측면
규칙을 만든다/여성의 안전을 최우선시한다/성적으로 해로운 상황에서 여성을 보호한다/가정을 지킨다
내면 가부장이 명확히 구분된 역할을 강조하면서 즉각적으로 외면당한 자아들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에게 끌리도록, 자신을 완성하기 위해 만나도록 한다. 여성인 우리는 외면당한 우리 안의 남성을 남자에게서 찾는다. 반대로 남성은 외면당한 자기 안의 여성을 여자에게서 찾는다. 외면당한 자아를 향한 끌림은 종종 불가항력처럼 느껴진다. 이것이 과거 그렇게나 흔했고 찬양의 대상이 되었던 ‘나의 반쪽’이라는 강렬한 감정이다. (183)
11장 내면 가부장 활용하기
내면 가부장에게 배우는 다섯 가지 교훈 : 여성 안에 있는 권력 자아들은 내면 가부장이 우리에게 행사하는 영향력이 균형을 이루도록 돕는다. 내면 가부장은 언제나 존재한다. 우리가 그의 힘에 의식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면 그는 무의식의 영역에서 우리 삶을 지배한다. 내면 가부장이 무의식의 영역에서 우리 삶을 지배할 때, 그는 우리를 약하게 만든다. 따라서 그의 힘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려면 그에게서 배워야 하고 그의 힘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 스스로 책임지는 것(특히, 경제적 책임)/권위를 취하는 것/객관성, 정서적 가용성 및 경계 설정/집중과 규율/의로운 전사의 교훈 (208)
12장 이원성을 넘어서, 깨어 있는 에고
깨어 있는 에고의 영역은 정적이기보다는 동적이며, 끊임없이 움직인다. 깨어있는 에고는 도달할 수 있는 목적지라기보다는 살아내야 하는 과정이다. (232)
13장 가부장의 딸, 독립하다
여성은 전통적으로 자신의 에너지 장이 타인의 에너지 장과 섞여야 한다고 교육받았다. 여성은 열려 있어야 하고, 타인에게 자신의 에너지가 유용해야 한다고 교육받았다. 무의식적으로 연결을 허락했을 때, 여성은 어디까지가 자신이고 어디부터가 다른 사람인지 알지 못했다. 여성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다른 사람과 합쳐지고 결합해서 공동의존적인 존재가 되었다. 에너지 경계 부재 현상이 드러나면서 전문가들은 모든 연결이 예외 없이 나쁜 것이라고 설파했다. 그러나 에너지 연결은 항상 나쁘지도, 항상 좋지도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적절한 시기와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다. (241)
14장 내면 가부장과 손잡고 마법 깨뜨리기
여성이 권위를 가지고 더 이상 내면 가부장의 딸로 머무르지 않을 때, 내면 가부장은 강한 남성적인 에너지로서 여성을 지지하기 시작한다. 내면 가부장의 에너지는 여성의 것이 되고, 여성이 의지하고 즐길 수 있는 대상이 된다. 여성은 깨어 있는 에고를 통해 친밀함과 에너지로 연결하는 능력을 희생하지 않고도 힘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 (248)
여성들에게 부여되는 사회적 억압(외부의 가부장)뿐만 아니라 여성 내부에 존재하는 내부 가부장의 목소리(무의식 왕)에 대한 책. 결국 아니마/아니무스-페르소나 개념과 상통하는 이야기인듯 하다. 관련된 다른 책들도 더 읽어봐야 깊은 이해가 가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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