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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몸 1,2권> 박선영, 유지영

말하는 몸 1권 1부. 몸의 신호를 감각하다 씹는 동안에 괴로워진다(피디 정혜윤의 몸) :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뭐라도 해보려고 하는 걸 높이 평가해줄 수 있어야 한다. “쓰레기 분리수거 해봤자 미국이랑 중국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변한다”라고 말하면 안 된다. 할 수 있는 모든 걸 시작해야 한다. 내일이 마지막날인 것처럼 살아라. 진부한 말 같지만 진실은 그것 외에 살 방법이 달리 없다는 것이다. 다른 방법이 없다. 남의 실천을 깎아내리면 어떤 좋은 변화도 안 생긴다. 콜센터 노동이 감정노동이라는 말은 절반맞 맞아요(콜센터 노동자 오희진의 몸) : 콜센터 노동은 감정노동이라고 하지만, 분명 육체노동의 측면도 있다. 귀는 계속 불특정 다수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입은 말해야 하고 손은 바쁘고 허리는 아프..

책/페미니즘 2022.01.26

<미괴오똑>, 하미나

프롤로그 인터뷰이들은 아픈 상태에서도 수천 번 자기 경험을 곱씹고 재해석하며 성장했다. 이들은 가정폭력 혹은 성폭력의 피해자이지만, 동시에 피해를 고발하고 뭔가를 바꿔보려 한 생존자들이다. 이야기에는 모순과 혼란이 있다. 진공 속 피해자가 아닌 살아 있는 인간이기에 그러하다. 1부. 나의 고통에도 이름이 있나요 1장. 엄살 호르몬은 여성의 건강을 설명할 때 거의 만능 열쇠처럼 이용된다. 호르몬만을 강조할수록 그 밖의 원인들은 탐구하기 어려워진다. 여성의 우울, 그 원인을 에스트로겐으로 한정하는 설명은 우울을 경험하는 여성의 구체적인 사회문화적 맥락을 지워버린다. 정신의학 교과서에서 남성의 우울은 여성의 우울과 달리 성호르몬보다는 사회문화적 요인으로 설명된다. 남성의 몸이 표준이 될 때 아픈 것, 병리적인..

책/페미니즘 2022.01.25

<우리들의 삶은 동사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 열림터 기획

(종이책, 334) 프롤로그. 말하기의 힘을 믿는다. 친족 성폭력의 경우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가족에게 털어놓을 때 가족들이 피해자 편에 서기보다 가해자를 옹호하는 사례가 더 많다. 남편이나 아들이 딸에게 성폭력을 저지른 사실을 부정해서라도 가족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어머니도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고소를 해서 피해자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오고 가해자가 처벌받는다고 해서 피해자가 가족 안에서 자기의 피해를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족을 해체시킨 장본인이 돼 가족들에게서 장기간 배척당하기도 한다. 또 가해자가 처벌받는다고 해서 가족이라는 자원을 잃어버린 생존자가 이 망망대해 같은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 부재한다는 것은 한 사람이 경제적으로나 심..

책/페미니즘 2022.01.24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

(종이책, 291p) 1부. 태초에 목소리가 있었다 -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 젠더(gender, 성별) 문제는 사적인 문제거나 하찮은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모순이다. 그래서 젠더 문제는 당연히 이해 관계, 권력 관계의 충돌이다. 남성 권력은 분명, 여성을 억압하는 ‘적’이다. 어떤 의미에서 여성운동은 여성도 세상으로 나오겠다는(‘출세’하겠다는), 남성과 함께 사회를 책임지겠다는(‘권력을 잡겠다’는), 여성도 먹고 살겠다는(‘파이를 빼앗겠다’는) 인간으로서 자연스러운 삶의 방식이다. 하지만 여성들은 안다. 장애인이나 노동자가 인간으로서 권리를 주장할 때와는 다르게, 자기 권리를 외치는 여성을 사회가 얼마나 싫어하는지를. 여성에게는 언제나 권리보다 도리(의무)가 우선적으로 요구된다는 사실을.. ..

책/페미니즘 2022.01.19

<길 하나 건너면 벼랑끝>, 봄날

20년 동안 성매매 산업에 종사했다가 지금은 탈성매매하신 성매매 경험 당사자 '봄날'님의 자기고백적 책을 읽었다. 4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르포적 서술에 하루만에 다 읽었다. 페미니즘 진영 내에서도 일부이긴 하나, 성매매를 '성착취'가 아닌 '성노동'으로 바라보는 마르크스적 시각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어느 종류의 노동이건 신성시하다는 맹목적 믿음에서 나온 비약으로, 그렇다면 살인 청부업자도 '노동'이란 측면에서는 신성하다고 봐야할 문제로 둔갑해버린다. 2000년대 초반 성매매특별법 제정을 앞두고 나체 시위를 하던 성매매 산업 종사자들은 그들이 성매매를 '생계수단'으로서 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법제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었다. 가난한 집안, 짧은 학력, 도움을 받을 데 ..

책/페미니즘 2022.01.17

<멋있으면 다 언니>, 황선우 인터뷰집

로 먼저 알게된 황선우 에디터의 인터뷰집을 읽었다. 한국에 이렇게 멋진 여성들이 많지 암! (종이책, 완독/447) 김유라(PD) 괜찮아, 자신감이란 실패할 용기니까 : 김유라 PD의 세계관에 자리 잡은 분류는 성공 아니면 실패가 아니다. 오직 성공과 경험만이 존재한다. 당장 뭔가를 이뤄내지 않더라도 적어도 해봤다는 뿌듯함을 갖고 미련 없이 삶의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게 도와준다. 자신감이란 그렇게 무슨 일이든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보다 무엇이든 새롭게 받아들이고 성장하겠다는 포용력에 가깝다. (51p) 김보라(영화감독) 뼛속까지 내려가서 만든다는 것 이슬아(작가) 재능을 이기는 꾸준함 : 너그러운 목소리는 잘 안 들려요. 누군가를 응원하는 사람들은 조용하고, 너그럽지 않은 사람들은 큰 ..

책/페미니즘 2022.01.15

<우리 속에 숨어 있는 힘>,미리암 그린스팬

1부. 아버지가 가장 잘 안다 : 전통적인 심리 상담의 실패 1장. 전통 이론에 대한 소개 1. 무엇이 문제인가? - 심리 상담을 몇 년씩 받아도 여전히 상실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수백만 여성들이 있다. 자신의 문제가 어린 시절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등 자신의 문제에 대해 보다 폭넓은 이해를 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가 해결된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문제는 바로 자신이라는 확신감을 갖게 된다. 가시적인 어떤 치료책도 없이 ‘남성 전문가’의 덫에 걸린 ‘여성 환자’가 되어 버린다. 그러나 자기 자신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 전통적 심리 상담은 환자의 개인사를 탐구한다. 그러나 문제의 진정한 근원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성..

책/페미니즘 2022.01.13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2권>, 김형경

# 나는 내 삶의 주인이 아니다 (화자 세진) 세진의 정신분석 작업 계속 # 그날 밤 일어난 사건들의 관계 (화자 인혜) (세진의 호출로 인혜와 함께 불안정한 상태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면서) 인혜 : 어디로 가는 길이니? 세진 : 그 영화(델마와 루이스) 봤냐고 물었잖아. 또 있어. , , , 그런 영화들 중 한 가지라도 봤어? 그런 영화들에는 늘 여성들이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장면이 나오지. 생각나니? 감독들은 그런 장면에 무슨 거창한 메타포를 담으려 하나 봐. 이를테면 닫힌 일상으로부터의 일탈, 낡은 자아로부터의 해방,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 같은 것들. 하지만 나는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화가 났어. 인혜 :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디로 가는 길인지, 먼저 말해 줄래? 세진 : 자동차를 타고..

책/페미니즘 2022.01.07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권>(총 2권), 김형경

(종이책, 318쪽) 소설가로 유명하고 여러 권의 심리 에세이를 출판한 김형경 작가의 2001년 작. 소설 속 화자는 주로 인혜(돌싱, 10년차가 넘은 광고사 근무 중인 카피라이터)다. 인혜가 참여하기 시작한 30대 중후반 전문직 여성들의 모임(오여사 : 오늘의 여성을 생각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주로 펼쳐지며 유년시절 친했었던 세진(37세, 미혼, 독자적 건축 사무실 운영중인 건축가)도 다시 만나게 된다. 모임의 다른 멤버로는 리더격인 박정연(기혼, 프랑스에서 여성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전임 강사로 근무 중), 권인경(출판사 사장?), 진희숙(여성을 위한 법률 단체 소속 변호사), 황정미(라디오 프로듀서), 윤영우(개업 한의사), 최미라(문화 비평가), 구자연(여성학을 공부한 현직 교사)이 있다. ..

책/페미니즘 2022.01.05

<몸에 갇힌 사람들>, 수지 오바크

(종이책, 272) 1장. 자기 다리를 자르고 싶어한 남자 - 앤드루는 처음에는 한 쪽 다리를, 다음에는 다른 쪽까지 모두 없애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거추장스럽기만 한 다리를 잘라내는 것을 도와주려는 사람은 없었다. 다리를 성가시게 여기는 앤드루의 심리가 잘못된 몸에 갇혔다고 느끼는 트랜스섹슈얼의 심리와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트랜스섹슈얼을 욕망하는 사람들에게 던졌던 유용한 질문들을 그에게도 던져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욕망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가족 배경은 어땠까? 어째서 그의 다리는 원치 않는 음경과 비슷한 의미를 띠게 되었을까? 그는 어린시절 긴장감이 흐르는 가정에서 자랐고, 외롭고 불행한 아이였던 그는 뭔가 새로운 사건이 벌어지기만을 바랬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다 소아..

책/페미니즘 202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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