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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3

일할 자격, 희정

일할 자격 들어가며 1. 생산적으로 살아라? : 성실하지 않은 청년들의 분투기 이 사회에서 발화 자격은 (사회가 규정한) ‘자기 몫을 다 한’ 사람에게 주어졌고, 그런 측면에서 미리는 말할 자격을 취득하지 못했다. 열심히 일하다 부당한 일을 겪었다는 이들에게도 그 ‘열심’은 진정한 열심히 아니라고 말하는 세상이었다. 사람들이 미리의 이야기를 보고 곧장 이렇게 댓글을 달 것 같았다. “당신이 요구할 자격이 있는가.” 자격 없(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의 요구는 떼쓰기가 된다. (31) 사회적 문제가 개인의 자금력 문제로 치환된다. 늙을수록, 아플수록, 외로울수록 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다. 이 오래된 말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관계와 평등, 사회적 안전망임을 잊게 한다. (48) #성실한..

책/페미니즘 2024.02.13

<아니 요즘 세상에 누가>, 곽민지

(279) 비혼 선언 : 거창하게 뭐 결심씩이나 -안녕하세요, 비혼입니다 비혼이 결혼을 이긴 것이 아니다. 비혼과 결혼을 저울에 올려놓고 비혼이 낫다고 생각한 게 아니다. 그보다는 자연스럽게 내 일상에 결혼이 들어올 틈과 이유가 없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살아갈 뿐이다. 평생 그렇게 느껴온 나로서는 마치 내가 결혼을 향해 달리다가 급커브라도 돌아 유턴이라도 한 듯 ‘왜 비혼자로 살기로 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난감하다. 어디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 때로는 그런 질문 자체가 그들이 내 삶에서 어떤 결함을 발견했기 때문에 그걸 굳이 내게 알려주려는 시도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한동안 스스로 ‘나의 어떤 면이 그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걸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나의 일면이 그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

책/페미니즘 2022.06.14

<결혼하지 않는 도시>, 신경진

소설 소설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 20세기 한국 사회의 부동산 개발, 민주주의를 쟁취해낸 근현대사에서부터 그들의 2,3세가 살아내고 있는 21세기 결혼의 의미에 대한 탐구까지 객관적 사건과 통계 데이터로 접하는 현실들을 소설의 캐릭터로 접했을 때 또다른 감동으로 다가왔다. 제도적인 틀로서의 '결혼'에 들어가지 않아도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이미 존재하고 있고 그들의 사랑을 폄하해선 안된다는 것.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이러한 인간들이 뉴-노멀이 될 것임이 자명하다. 우리 사회의 그릇도 폭이 넓어지길 기대해본다. 1부. 타인의 침범 영임은 사랑을 믿지 않았다. 오직 어리석은 여자들만이 사랑이라는 몹쓸 전염병에 걸려 순결을 잃는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고향 청도에서 이름 높았던 언니의 아름다움이 무너지는 모습..

책/페미니즘 202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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