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철학

<유년기를 극복하는 법>, 인생학교 ★★★★☆

비상하는 새 2023. 7. 2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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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를 극복하는 법>

1. 과거를 이해하는 실마리

· 혜택 받은 유년기의 비밀

혜택이란 부모가 창의력을 발휘해 아이의 세계에 개입할 수 있는 상태, 부모가 자신의 필요를 잠시 제쳐 두고 아이의 혼란과 두려움에 온전히 집중할 여유가 있는 상태. 아이가 실제로 말할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표현하지 못한 진심에도 귀 기울이는 것이기도 하다.

혜택이란 특별한 성취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그저 세상에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부모가 자기를 진심으로 대한다는 느낌. 설사 온 세상이 자기에게 등을 돌린다 할지라도 부모는 끝까지 곁에 남으리라는 믿음, 그리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저지르고 충동에 시달리지만 그럼에도 연민과 이해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가르침.

혜택이란 부모가 아이의 반항을 견디면서, 아이에게 지나치게 순종적이거나 착한 자식이 되라고 요구하지 않는 것. 아이가 호기심에 한 번쯤 부모를 꼰대라고 부르더라도 인상을 찌푸리지 않으며, 자신의 생각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대신 정확히 설명하는 태도.

이 모두가 진정한 혜택. 현대사회에서는 막대한 부만큼 드물 뿐만 아니라 때로는 물질적 풍요보다 더 중요한 자산이기도 하다.

· 정서적 유산

 

유년기의 고충 성인기의 증상
부끄럽다는 느낌 두려움, 낭패감, 불안감
더러운혹은 나쁜 아이로 여겨질 수 있다는 공포 (특히 성에 대한) 억압, 수동성, 타인의 비위를 맞추려는 경향
걸핏하면 화를 내는 양육자 비정상적인 수줍음과 온순함, 어려운 상황에 이끌리는 성향
변덕스러운 애정 회피 행동, 고립, 지나치게 독립적인 성향
자신이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 과잉 성취, 거짓자아 형성
양육자의 속물 근성 물질적 성공을 향한 과도한 집착, 자기 의견이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 불신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무시하는 양육자 변덕스러운 사람에게 이끌리는 성향
양육자의 우울증 과장된 명랑함, 항상 타인에게 맞추려는 성향
지나친 비난 편집증, 수치심, 낮은 자존감

 

 

2. 유년기에서 비롯되는 문제들

· 문제 있는 사람에게 이끌리는 성향

우리가 매력을 느끼는 패턴을 이제 와서 바꾸기는 어렵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의 본능을 근본적으로 뒤집어엎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아닌 합리적인 성인답게 한층 성숙하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상대의 문제적 행동에 대응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이끌리는 문제 행동에 어린 시절보다 훨씬 원숙하게 대처할 수 있다.

· 속물적인 양육자

부모가 속물이면 아이는 대체로 모범생으로 자란다. 시간이 지나 대학에 들어가고 직장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 세속적인 성공의 범주에 부합하지 못하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느낌은 생산성을 기적적으로 증대시킨다. 조건부로 애정을 받다 보면 누구든지 상대의 조건에 맞추기 위해 매진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속물적인 부모를 둔 아이는 나이 들어 신경 쇠약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그것도 세속적인 성공의 목표를 거의 달성했을 무렵에 말이다. 성취가 아니라 존재만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갈망(아무리 많은 성취를 이룬 사람이라도 마찬가지)은 내면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꾸준히 솟구쳐 나오기 마련이다. 우리는 특정한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겠지만, 그런 조건과 관계없이 약점과 혼란을 지닌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받고 싶다는 갈망을 완전히 지울 수 없다. 그래서 신경 쇠약을 통해 의도적으로 자신의 세속적 성취를 훼손하고 뒤늦게나마 유년기에 거부당한 단순하고 조건 없는 사랑을 맛보려는지도 모른다.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서라도 우리가 놓쳐 버린 발달 단계를 다시 체험하고 싶은 것이다.

· 비위 맞추기

이런 습관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세 가지. 첫 번째로 우리의 동료, 배우자, 친구가 유년기의 불안을 형성한 이들과는 십중팔구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두 번째로 우리가 무의식 중에 끼치는 유해한 여파를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솔직하지 못한 태도는 아무리 좋은 의도에서 나왔을지라도 모두를 위험에 빠뜨린다. 마지막으로 상대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메시지도 교묘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남들의 비위를 맞추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다.

· 참자아와 거짓자사

성인이 되어 정신적 문제를 겪는 이유에 관한 지극히 놀랍고 설득력 있는 설명은 유년기에 온전한 자신이 될 기회를 거부당했기 때문이라는 것. 다시 말해 우리가 심술궂고 까다롭게 굴 수 없었기에, 공격적이고 옹졸하고 이기적이지 못했다. 양육자의 애정과 인내를 구하려면 그들에게 복종해야 한다고 느꼈다. 살아 있음을 실감하기도 전에 거짓되게 사는 법부터 배워야 했으며, 그렇게 수십 년이 지나자 어찌된 영문인지도 모른 채 불안과 무감각에 시달리며 자신의 존재를 인식할 수 없게 되었다.

성장이 무난히 진행되면 아이는 원만하게 거짓자아를 형성하게 된다. 거짓자아란 외부 현실의 요구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이다. 학교에 입학해 엄한 규율을 따르고 성인이 되어 직장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것도 거짓자아 덕분이다. 참자아가 될 기회를 이미 누렸으니 매사에 반항하거나 자신의 욕구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위니콧은 거짓자아를 완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 거짓자아에도 그 나름의 역할이 있다고 이해했다. 다만 먼저 자유로운 참자아를 충분히 누린 뒤에 거짓자아를 형성해야 건강하게 기능한다고 여겼다.

위니콧은 우리가 한없이 방만하고 이기적인 단계를 거쳐야만 스스로에 만족하고 현실 감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었다. 다른 방법은 없다. 우리가 생산적으로 어느 정도 거짓될 수 있으려면 그 전에 참된 자신이 되어야 한다. 그런 기회를 누리지 못한 사람도 고통과 절망 끝에 결국에는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심리 치료는 바로 그들에게 과거로 돌아갈 기회를 제공한다.

· 공포와 불안, 그리고 수치심

자신을 혐오하는 사람은 으레 자신에게 끔찍한 일이 생길 거라고 예상한다. 실제 상황이 그렇게까지 끔찍하지 않을 때도 이런 착오가 조만간 바로잡히고 말 거라는 불안에 빠진다. 자신을 혐오하는 사람에게 좋은 소식만큼 무시무시한 일도 드물다.

편집증이란 결국 자신의 존재 자체를 혐오하는 증상이며, 이런 두려움에는 항상 수치심이 따른다.

불안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무엇보다도 우리가 스스로 비참해져도 싸다고 여기는 자기혐오자처럼 행동하고 있으며, 그렇게 자기비판을 하다 보면 앞으로도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된다는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행동할지 찬찬히 생각해보고, 그 입장에서 자신의 현재 상황을 바라보아야 한다.

· 과잉 성취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부러워만 할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안쓰러워해야 마땅하다. 이처럼 재능 있는 영혼들은 엄청난 성공에 수반되는 과도한 대가를 치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과잉 성취자들이 단순히 재능 있는 사람이나 노력가와 구별되는 지점은 그들을 일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들이 일에 매진하는 동기는 일을 특별히 즐기거나 남들보다 물질적 욕망이 강해서가 아니라 내면의 유별난 정신적 압박 탓인 경우가 많다.

과잉 성취자들은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수단을 통해 이런저런 정신적 문제를 해소하려 한다. 이것이 바로 그들의 노력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설사 대부분의 세상 사람들에게는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그들이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고 해도 말이다.

과잉 성취자들은 성공을 거둔 바로 그 순간에 자신의 소망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따라서 과잉 성취자들에게 성공은 특히 고통스럽고 위험한 사건이다. 사업 매각에 성공하자마자 우울증에 걸리는 사업가, 세계적 명성을 얻자마자 정신적 위기에 빠지는 연예인처럼. 과잉 성취자들은 자신의 작업이 찬사와 대중의 인정을 받는 바로 그 순간 극심한 신경 쇠약이라는 위기에 봉착한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동안에는 외적 목표와 내면의 열망 사이의 불일치를 무시할 수 있지만, 성공을 거두고 나면 평생 추구한 진정한 목표가 획득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밖에 없다.

과잉 성취에서 벗어나려면 유년기의 자신을 연민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원한 삶은 이런 것이 아니었음을 인식하고, 현재의 성공한자아가 마음속 깊은 상처에 대응하기 위해 이루어진 결과임을 깨달아야 한다. 과거의 자신을 애정 어린 마음으로 돌아보며 애도하고 분석해야 과잉 성취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 분리

타인은 선악이 혼란하게 뒤얽힌 혼합물이다. 우리를 돕거나 절망시킬 수 있고, 친절한 동시에 치사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엄청난 정신적 성취다.

 

 

3. 앞으로 나아가기

 

· 신경 쇠약의 효용

신경 쇠약은 단순한 광기나 기능 부전이 아니라, 어설프게나마 건강을 회복하려는 절실한 노력이다. 지금까지 거부해 왔던 성숙, 자기 이해, 자기 개발을 강행시키는 마음의 신호인 것이다. 다시 건강해지기 위해 제대로 앓는 과정을 겪는 셈이다. 정신적 위기는 제대로 표출되지 못한 성장을 향한 욕구를 드러낸다.

· 정서적 성장 동력

우리의 정서적 동력은 두 갈래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더욱 강하고 깊은 유대감을 향한 의지고, 다른 하나는 더욱 강하고 깊은 자기표현을 향한 욕구다.

정서적 성장 동력을 계속 무시하거나 아예 인식하지 못한다면, 그 절박한 욕구가 우리 삶을 통째로 정지시킬 수 있다. 기다림에 지친 나머지 우리를 꼼짝할 수 없는 우울증이나 심각한 불안 상태에 빠뜨리는 것이다.

· 심리 치료가 효과적인 3가지 이유

무의식적 감정의 의식화, 전이(심리치료사를 통해 환자는 자신의 과거 경험이 타인에 대한 기대를 왜곡시켰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앞으로 살아가며 만날 사람들과 더 건설적으로 상호 작용할 방법을 찾아 간다), 최초의 긍정적 인간관계

· 이성적 이해화 정서적 이해

심리 치료의 성공 조건은 감정을 되살린 재경험이다. 마음속 고통스러운 감정을 치유하려면 한층 성숙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감정에 제대로 접촉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성인으로 살아가면서 겪는 진짜 문제를 처리할 수 있다.

· 자기 위로의 기술

우리의 삶이 필요 이상으로 힘들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어린 시절에 위로를 받지 못해서다. 성인이 된 지금도 거절하기가 고역스럽고, 소셜 미디어가 두려우며, 상대가 불만을 드러내면 호흡이 가빠진다.

우리에게는 이런 결핍을 벌충할 기회와 대안이 있다. 그렇게 믿어야 한다. 우리는 음악, 일기, 침대, 욕조, 그리고 무엇보다도 타인에게 의지할 수 있다.

· 성인이 된다는 것

우리는 세상을 떠난 부모가 과거 우리에게 품었던 기대를 여론에 투사하고, 혹시라도 여론을 실망시키면 어쩌나 두려워하며 공포 속에서 살아간다. ‘빠삭한 사람은 몹시 드문데도 그런 사람의 칭찬을 목 빠지게 기다린다. 또한 우리는 남들의 분노를 살까 두려워한다. 설사 누군가 분노한다 해도, 그저 그 사람 곁은 떠나면 되는데 말이다.

정서적으로 성인이 된다는 것은 타인을 더 다양한 방식으로 대한다는 의미다. 자신이 정서적으로 성숙했다고 주장하는 대신 여러모로 생물학적 나이보다 한참 미숙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성인이 되는 여정의 출발선에 서게 된다. 우리가 어떤 면에서는 어른이지만 다른 여러 면에서 결코 어른이 아니라는 깨달음이야말로 진정한 성숙의 시작인지도 모른다.

· 달곰씁쓸한 과거

달곰씁쓸한 추억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양면성을 수용하는 것, 하나의 사건에 대한 전혀 다르고 모순되는 두 가지 감정을 어느 쪽도 거부하지 않고 포용하는 것이다. 양쪽 모두 중요하며 부정할 수 없는 감정이다. 우리는 경험이란 지극히 복합적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대신 인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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