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철학

<1년 전과 똑같은 고민을 하는 나에게>, 마리 로베르

비상하는 새 2023. 5. 1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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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과 똑같은 고민을 하는 나에게>

PROLOGUE 상담 대기실 우리는 왜 여전히 같은 곳에서 헤매는 걸까?

 

 

밀의 방 Mill’s Room

 

친구한테 어디까지 솔직하게 말해야 할까?

# 진실은 항상 정의로운가? 정의는 늘 승리하는가?

밀은 진실을 열렬히 수호하면서도, 특별한 상황에서는 거짓말 또한 유용하다고 말한다. 그가 말한 특별한 상황은 누군가를 보호하거나 피신시키고, 불쾌한 일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줘야 하는 경우. 극단적인 예시로 살인마가 누군가의 소재를 추궁할 때, 중병에 걸린 환자에게 희망을 주어야 할 때 등을 말하기도 한다.

# 진실을 말하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하라

진실을 말하든, 거짓을 말하든 나의 말로 상대방이 상처를 입는지가 중요하다. 내가 진실을 말한 대가로 상대방이 깊은 슬픔에 잠기게 된다면 차라리 침묵하는 편이 낫다.

 

- , 공리주의와 인간관계

 

 

 

에피쿠로스의 방 Epikouros’s Room

 

친구야, 꼭 그런 무시무시한 이야기로 분위기를 망쳐야겠니?

# 유쾌한 동반자, 아포니아와 아타락시아

에피쿠로스는 행복을 변질시키지 않는 것이 행복이라고 정의했다. 육체에 어떤 고통도 없는 상태거나 영혼에 괴로움이 없는 평정한 마음 상태여야 행복할 수 있다. 여기서 육체에 고통이 없는 상태를 아포니아aponia’라고 부르며, 평정심을 유지하는 상태를 아타락시아ataraxia’라고 한다.

다시 말해 육체와 영혼의 안온함을 뜻하는 아포니아와 아타락시아는 평안한 삶을 누리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다.

 

# 에피쿠로스의 행복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의 첫 단계는 평화를 방해하는 요인을 리스트로 작성하는 것이다. 하루, 주말 혹은 인생 전체를 망치는 주범으로 그가 지목한 것은 두려움이었다. 운명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감정으로 고통받는 두려움, 행복하지 않아 느끼는 두려움 등...

어떻게 해야 두려움 속에 익사하지 않을까? 고통의 바다에서 빠져나와 평정심을 유지하게 할 행복 프로그램의 두 번째 단계는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을 깊이 생각해보는 것이다. 두려움을 깊이 관찰하고, 두려움의 원인과 그 원인이 발생한 근원지까지 파고들어, 피할 수 있는 것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을 분류한다. 그는 우리가 근심하는 이유들을 명쾌하게 분석하며 원인을 하나하나 부수어나간다.

 

# ‘행복하지 않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운명은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물리적 현상으로 좌우되며, 결국엔 우리가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무익하다. 어차피 우리는 모두 죽는다.

에피쿠로스가 가장 관심을 기울인 문제는 행복하지 않다는 두려움에 머무르는 것이었다. 이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은 하나 뿐이다. 외부 세계에 덜 의존하고, 적게 가졌더라도 자족하며 존재의 기쁨을 최대한 누리는 것이다.

에피쿠로스는 작은 행복 하나에도 감사하라고 말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을 만끽하고, 바닷가 펜션에서 주말을 보내는 등 행복할 기회가 생기면 그 기회를 누리라고 말이다. 그의 야망은 오로지 단순한 욕구를 충족하며 살아가는 것, 가능한 한 가장 소박한 취향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었다.

 

#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내는 편지]

: 행복에 관한 실천 가이드이다. 에피쿠로스가 젊은 제자에게 보낸 이 편지는 그의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그가 제자들에게 가르친 내용들은 현재도 여전히 유용하다.

- 에피쿠로스, 아포니아와 아타락시아

 

 

 

아리스토텔레스의 방 Aristoteles’s Room

 

나는 왜 1년 전과 똑같은 실수를 하는 걸까?

 

# 행동은 의지를 따라가기 마련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덕은 앎과 행동 사이에 있다. 흥청망청 살다가 실수를 저지른다 해도 더 나은 모습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고, 현재 자신과 투쟁하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올바르게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다지다 보면, 일상생활에서 하는 모든 행동이 어느새 그 의지를 따라가기 마련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꾸준히 반복하는 일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것은 단 한 번의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라고 말한다.

 

- 아리스토텔레스, 경험은 행복의 열쇠

 

 

 

니체의 방 Nietzsche’s Room

 

앞만 보고 달렸는데 끝이 보이니 갑자기 허무해

 

# ‘허무에 맞서는 두 가지 태도

니체에 따르면 허무주의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무기력한 허무주의와 적극적인 허무주의이다. 먼저, 무기력한 허무주의는 그래 봤자 무슨 소용인가?’라는 태도. 무기력한 허무주의에 빠진 사람은 더는 그 무엇도 믿을 힘이 없고, 어떤 원칙이나 가치도 정립하지 않으려 한다. 우리는 이러한 형태의 허무주의와 맞서 싸워야 한다. 우리를 완전한 비활동성으로 이끌어 우리 존재를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두 번째, 적극적 허무주의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니체가 제시한 개념이며,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개념이다. 적극적 허무주의는 신은 죽었고 전통적인 가치들도 잃었다. 그렇다면 새로운 가치가 필요하다!’라는 태도다.

니체는 새로운 도덕을 설계하는 작업이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봤다. 새로운 도덕을 설계하려면 지상의 존재와 생명의 가치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 저 높은 곳에 가치를 둔 종교 때문에 지상의 존재들은 너무나도 오랫동안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 초인이 되기 위한 무한도전

니체는 사람은 저마다 자신 안에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 에너지가 우리를 더 멀리 가게 하는 힘을 향한 의지이다. 니체는 생명이란 본능적으로 성장하려 하고, 생을 지속하면서 힘과 능력을 축적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힘을 향한 의지가 부족하면 생명은 쇠퇴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적극적 허무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에서 선수가 드러내는 것은 바로 이 힘이다. 이 힘 덕분에 우리는 이전까지 삶에 존재하지 않았던 가치를 세울 수 있다. 경기나 시험 전에 느끼는 불안과 장애물 앞에서 이걸 해서 무슨 소용인가?’라며 물러서는 태도는 무기력한 허무주의이다. 그러한 태도는 지금 모습 그대로 머무르라고 유혹하며 우리의 존재를 소멸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시련에 맞서 싸우며 행동할 때 우리는 자신의 힘을 확신할 수 있고 자신이 살아 있음을 강렬히 느끼게 된다.

힘을 향한 의지를 가졌다면 멈추지 않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이 의지가 커지길 바라고 힘에 도전하기를 바라야 한다. 우리 안에 있는 힘을 키우며 계속 훈련하다 보면 우리는 니체가 말하는 초인의 단계로 들어설 수 있다.

니체가 말한 초인이란 완전한 인간이나 태생적으로 우월한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난 특별한 인간이 아니다. 우리가 목표로 삼아야 할 이상적인 인간을 뜻한다.

 

 

- 니체, 적극적 허무주의로 승리하기

 

 

 

스피노자의 방 Spinoza’s Room

 

하나만 사려고 했는데 왜 항상 장바구니가 가득할까?

 

- 스피노자, 욕망과 쇼핑 중독

 

# 상담자 바뤼흐 스피노자

스피노자가 사망한 후, 1677년에 출간된 [에티카]는 희대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의 목표는 철학을 통해 우리가 평안함을 누리고 자유에 이르게 하는 것이었다. 고급스런 인텔리 버전의 자기계발 선구자였던 스피노자는 이렇게 자문했다.

우리를 집어삼키고 다른 이들과 대립하게 하는 열정과 어떻게 싸울 것인가?”

각자의 개성을 확고하게 만들어주는 기쁨과 욕망은 무엇인가?”

인간은 어떤 동인에 의해 무기력에서 벗어나 실제적인 활동을 하게 되는가?”

신과 자연과 심지어 기하학까지도 깊이 성찰하며 모든 것을 시스템으로 만든 스피노자는 후대에도 길이 남을 위대한 철학자였다.

 

 

플라톤의 방 Platon’s Room

 

아직도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리는 나는 바보일까?

 

- 플라톤, 운명을 찾는 본능과 에로스

 

 

 

파스칼의 방 Pascal’s Room

 

나이가 들수록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것 같은데 어떡해?

 

- 파스칼, 시간을 받아들이는 태도

 

# 과거와 미래만이 머무는 삶

파스칼은 [팡세]에서 우리는 현재를 살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위한 설계도를 만든다. 그러나 현재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쉽게 배격한다. 마치 현재의 삶이란 아무런 할 일이 없는 자들에게만 주어져 있다는 듯이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현실보다 앞서서, 혹은 뒤늦게 수많은 날을 보낸다.

우리는 흐르는 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주름살이 생기거나 돋보기를 써야 할 때가 되면 슬픔에 잠겨 시간의 지속에 대해 생각하기 마련이다. 현재의 순간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고치려면 무엇보다 우리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파스칼은 원인을 찾기 위해 우리의 심리 체계를 분석했고 욕망에서 답을 찾으려 했다. 그 결과 욕망이 충족된 경우와 욕망이 충족되지 못한 경우 모두 우리는 현재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 기뻐도 슬퍼도 어차피 현재는 항상 불안하다

먼저, 욕망이 충족되지 못한 경우를 살펴보자. 이때 우리는 현재가 기대한 것과 달라 실망하고 욕망은 상처받는다.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원하므로 미래를 계획할 때면 활기찬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막상 계획을 실현하면 과정이나 결과가 기대와 달라 매우 실망한다. 예를 들어, 몇 주간 준비한 여행이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없고 지루하게 지나갈 때처럼 말이다.

이처럼 현재에 실망하면 실망감을 이겨내기 위해 다시 새로운 미래를 전망한다. 영원할 것 같은 환상을 만들어 호들갑을 떤다. 현재에서 벗어나 먼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서두르면서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초라한 일상과 상처 입은 욕망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시간을 재촉한다. 문제는 똑같은 운명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환멸감이 현재에서 벗어나려 하는 원인 중 하나이다.

두 번째로 욕망이 충족된 경우를 살펴보자.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아름답고 완벽하다고 느낄 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느낄 때도 우리는 현재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욕망이 충족되었을 때도 욕망이 상처 입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레비나스의 방 Levinas’s Room

 

내 가족인데 남보다 못할 때 어떡해야 하는 거야?

 

- 레비나스, 타자가 존재하는 이유

 

# 정말 다르고 미운데 끊을 수 없어

레비나스는 타자가 우리와 전혀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고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한다. 그를 정확히 바라보는 행위가 우리의 정신과 신체에 반응을 불러일으켜 라는 존재가 성립한다. 우리가 타자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타자를 바라보면서, 타자가 어떤 점에서 우리를 반응하게 하는지 확인한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깨닫게 될 수 있다.

 

# 타자가 존재하므로, 나도 존재한다

우리의 본모습은 타자가 표정과 행동, 말 등으로 호기심을 일으키거나 화나게 할 때 드러난다. 만약 우리가 집에 혼자 있다면 틀림없이 평온하겠지만, 자아를 발전시키고, 스스로를 성찰하고, 자신을 극복할 기회는 갖지 못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타자는 우리를 자극하고 반응하게 해 분노의 마음도 한쪽으로 밀어버리고 그를 돌보게 한다. 우리와 다르다는 사실이 오히려 우리에게서 놀랄 만한 연민과 고도의 책임감을 솟아나게 한다. 이러한 타자 철학은 곧 레비나스의 윤리학과 연결된다.

 

 

하이데거의 방 Heidegger’s Room

 

내 반쪽의 죽음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 하이데거, 죽음을 향하는 현존재

 

# 소중한 존재의 죽음과 죽음 이후

당신은 더 이상 죽음을 외면할 수 없다. 그 순간, 하이데거가 현존재라고 명명한 우리의 존재를 격렬히 자각하고 깨닫는다. ‘현존재는 우리를 고유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그 무엇을 말한다.

 

칸트의 방 Kant’s Room

 

사람을 적당히 사랑하는 게 너무 어려워

 

- 칸트, 사랑과 이성의 줄다리기

 

# 사랑의 열병 속 이성의 자리

칸트는 경험이 아닌 성찰을 통해 이성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 반드시 어떤 일에 몸소 부딪쳐 경험해야만,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성은 앎을 얻고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분석, 성찰, 추론의 힘이자 등대이다.

 

베르그송의 방 Bergson’s Room

 

이러려고 퇴사한 건 아닌데 벌써 후회가 돼

처음 사업을 시작하던 날에 스스로에게 부과한 성공 의지를 다시 불태우려면 약간의 시간과 인내 그리고 생각이 필요하다. 성공에 대한 확신이 사라졌다면 비전을 잃었다는 뜻이다. 만일 당신이 지쳤다면, 매일 해치워야하는 수백 가지 일에 치여서 활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베르그송은 우리가 창업을 시작할 때 느끼던 격렬한 떨림을 다시 기억하게끔 도와줄 것이다.

 

# 이전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기쁨

베르그송은 성공만을 추종하는 사상가는 아니다. 장애물의 이점을 깨닫게 하여, 수많은 서류를 채워나갈 때 좌절하지 않도록 돕는다. 그는 또한 창조하는 일에 찬사를 보내며 노력의 가치를 한 차원 끌어올린다. 우리는 왜 노력을 통해 기쁨을 얻을까? 단순히 고통을 견디고 어려움을 극복해서만은 아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베르그송, 새로운 나를 창조하는 일

 

 

 

비트겐슈타인의 방 Wittgenstein’s Room

 

애인의 가족들이 나누는 대화가 외국어로 들려

 

- 비트겐슈타인, 낯선 문화와 언어 게임

 

# 문화를 구분하는 기준은 삶의 형식

비트겐슈타인은 한 문화권을 다른 문화권과 구분하는 것은 단지 수공예나 관습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역사와 관습에 따라 진화하면서 고착된 언어라고 보았다. 여기서 언어는 말과 몸짓도 포함된다. 그리고 비트겐슈타인이 문화권을 나누는 기준으로 삼은 것은 지리적인 기준이 아니라 삶의 형식이다.

우리는 모두 일상에서 삶의 형식을 수없이 확장시키며 살아간다. 새로운 삶의 형식을 만날 때마다 매번 그들끼리 통하는 언어를 다시 배워야 한다. 화합하지 못해 주변부에 겉돌거나, 어떤 이의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혼자 알아차리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 언어 게임에 참여하겠습니까?

당신이 어떤 모임에 새로 합류했을 때나, 새로운 회사에 출근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전혀 모르는 문화를 발견할 때 필요한 학습을 언어 게임이라고 말한다.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처럼, 언어 게임도 참여하기 전에 규칙을 습득해야 한다. 다소 생경한 규칙에 적응하는 건 언제나 쉽지 않다.

언어 게임의 규칙에 익숙해지려면 배경과 사람들 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특정한 지식을 배워야 한다. 다른 문화와 잘 융합해야 한다면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찬찬히 시간을 들여 주의 깊게 살펴보며, 자신과 다른 방식을 받아들이고, 조용히 관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EPILOGUE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세상의 모든 고민은 나를 모르기 때문에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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