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상처받은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까 (240) 서문 누구나 잊히지 않는 힘든 기억 하나쯤은 갖고 있다 1장 그날을 잊을 수 있다면 죽음도 괜찮아요 _성폭행 그날이라는 지옥에 갇히다 어떻게 한 번도 아니고, 2년 동안이나 성추행을 당할 수 있는지 의아하게 여길 수 있다. 나 역시 이 생각 때문에 오랫동안 힘들었다. 나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려웠던 거다. 그러다 몇 년 전에야 그때의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단어를 찾게 되었다. ‘그루밍’. 그루밍은 가해자가 피해자를 교묘하게 길들여서 이용하고 착취하는 것이다. 실제로 선임은 나에게 잘해줬다. 그러나 제아무리 잘해주더라도 허락 없이 내 몸을 만질 땐 너무 당황했고 수치스러웠으며,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그때의 나는 가장 손쉬운 선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