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심리학

<천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드라마>, 앨리스 밀러

비상하는 새 2022. 3.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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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드라마>

 

(228)

 

 

다소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2019년 개정판은 좀 더 나으려나?) 읽기에 조금 힘들었지만
그 내용적인 면에서 짧지만 훌륭한 책이었다
어린 시절 부모에 대한 환상(이상화)을 깨고 진실을 대면해야
각종 심리적 어려움, 중독 증상들은 해결될 수 있다는 것.
여기서 천재(gifted)는 지능 수준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뛰어난 적응력을 일컫는 것

 

1. 천재 아이의 연극과 어떻게 우리는 심리치료사가 되는가?

 

아동기에 우리에게 가해진 상처는 무효로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과거에 일어난 어떤 일도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고치고, 몸 안에 저장된 지식을 보다 가까이 보려고 함으로써, 또 이 지식을 우리의 인식에 보다 가까이 가져옴으로써 우리의 잃어버린 통합성을 다시 얻을 수 있다. 정말이지 쉽지 않은 이 길은 우리 아동기의 잔인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감옥 뒤에 있는 바로 그 길이다. 우리는 자각하지 못하는 과거의 희생자에서 현재에 책임있는 개인, 과거를 자각하고 따라서 그것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개인으로 우리 자신을 변형시킴으로써 자유로워진다. (50)

 

감정적 장애의 원인은 유아기의 초기 적응에서 발견될 수 있다. 존경, 반향, 이해, 공감, 반영에 대한 아이의 요구는 억압되어야만 했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 심각한 결과들을 초래하게 되었다. 그러한 결과 중 하나는 자신의 특정한 느낌들(질투, 시기심, 분노, 고독, 무력감 또는 불안)을 아동기에서나 이후 성인기에서도 의식적으로 경험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느낌을 경험하지 않는 기술을 발달시켰다. 왜냐하면 아이는 자신을 완전히 수용하고, 이해하고, 지지할 누군가가 있을 때만 자신의 느낌들을 탐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이후의 삶을 통해, 이런 기본적인 느낌들이 깨어날 수 있는 상황을 다루어야만 할 것이다. 그러나 근원적인 연결 없이는 결코 명확해질 수 없다. 연결은 강렬한 감정이 치료에서 경험되고 성공적으로 그들의 근원적 상황과 이어질 때에만 비로소 해독될 수 있다. (61)

 

충분한 보살핌을 주는 부모나 양육자를 가졌던 성인은 자신의 느낌을 완전히 깨달을 수 있다. 아동기에 학대당하고 방치된 사람들은 이런 역량을 잃고 있고 따라서 예기치 못한 감정들에 결코 휩쓸리지 않는다. 그들은 부모의 상속자인 자신들의 내적 검열관이 수용하고 인정하는 느낌만을 허락할 것이다. 우울증과 내적 공허감은 그들이 이 통제력을 가지기 위해 치러야만 하는 대가이다. 참자기는 그것의 내부 감옥에 무의식적으로 남아 있고 따라서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그와 대화할 수 없다. 감옥의 간수들의 동료는 생동감 있는 발달을 격려하지 않는다. 그것이 해방되고 나서야만 자기는 명확히 표현하기 시작하고 자라서 창조성을 발전시킨다. 오직 두려운 공허감과 마찬가지로 두려운 과대망상적 환상만이 있었던 곳에서만 예기치 못한 풍부한 생명력이 이제 발견된다. 이것은 귀성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 집은 이전에 결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새로운 집을 창조하는 것이다. (75)

 


 

2. 우울증과 과대망상 : 부정의 두 가지 형태

 

과대망상은 우울증에 대한 방어이고 우울증은 부정에서 기인한 자기상실에 대한 깊은 고통에 대한 방어이다. (98)

 

성인기에 우리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우리의 치료사들로부터라도) 무조건적인 사랑이란 아이 때 필요하고, 이후의 삶에서는 결코 충족될 수 없으며, 만약 이 잃어버린 기회에 대해 애도를 표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환영 속에 살게 된다. (115)

 

나는 이제 자살에 관한 생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요. 특히 내가 어렸을 때 가졌던 자살 관념에 대해서요. 내 생각에 그것은 어떤 면에서 내가 항상 내 것이 아닌 삶, 내가 원하지 않고 항상 내던져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인 것 같아요. (140)

 

 


 

3. 경멸의 악순환

 

대부분의 사회에서 어린 소녀들은 그들이 소녀라는 이유 때문에 부가적으로 가해지는 차별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그러나 여성들에겐 일반적으로 신생아와 걸음마 아기에 대한 통제력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전의 작은 소녀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가장 연약한 나이에 자신이 한때 받았던 고통과 무시를 전가할 수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성인이 된 아들은 그의 어머니를 이상화할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은 자신이 정말로 사랑 받았다는 느낌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착각을 고수하려 한다) 그러나 그는 어머니 대신 복수할 수 있는 다른 여성들을 경멸할 것이다. 그리고 굴욕감을 당하면서 자란 딸은, 만약 그녀가 자신의 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자신의 아이에게 복수를 할 것이다. (156)

 

경멸은, 자신의 억압된 역사 속의 사건에 대한 기억을 촉발할 수 있는 멸시받고 쓸모 없다고 느껴진 것에 대한 무기이자 약함에 대한 방어이다. 그리고 모든 경멸과 차별의 근원은, 성인이 자행한 아동에 대한 다소 의식적이고, 통제되지 않은 은밀한 힘의 행사이다. 살인 또는 심각한 신체 상해의 경우를 제외하고 이런 식의 억제되지 않은 힘의 사용은 사회에서 용인되고 있다. 성인들은 마음대로 자기 아이들의 영혼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아이는, 전체주의 정부가 시민들을 자산으로 여기듯, 부모의 자산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156)

 

아이들이 의식적으로 자신들의 초기 무력감과 분노를 경험할 수 있을 때, 그들은 이런 느낌들을 회피하고 대신 다른 사람에게 힘을 행사할 필요를 더 이상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이 자신이 아이 때 받았던 고통에 정서적으로 접근하는 일은 어렵다. 따라서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롭고 때로는 매우 미묘한 굴욕감의 숨겨진 근원이 형성되게 된다. 다양한 방어기제는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하도록 도울 것이다. 자신들의 고통을 부인하고, 합리화하고(나는 내 아이를 올바로 키우기 위해 그랬어), 전위하고(나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람은 내 아버지가 아니라 아들이야), 이상화하는(아버지가 나를 때린 것은 나에게 교훈이 되었어) . 거기에 더해 억압된 고통을 능동적인 행동으로 전환하는 메커니즘이 있다. (158)

 

나중에 헤세가 부모에게 헌정한 시에는 부모에 대한 부인과 이상화가 배어 있다. 그는 부모의 삶을 너무 어렵게 만든 것은 자신의 성격탓이라고 자신을 책망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가혹한 죄의식, 부모의 기대에 맞게 살지 않았다는 느낌 때문에 고통받는다. 이 느낌은 그들이 가지는 어떤 지적인 통찰력(부모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은 아동이 해야할 일 또는 의무가 아니라는 것)보다 더 강하다. (173)

 

[데미안]에 나오는 아래의 글은 부모의 사랑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얼마나 그의 참자기의 탐색을 위협했는가를 보여준다. ‘신의 없음배은망덕이라는 단어들은, 야유와 오점처럼 자신은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강타하고, 겁에 질린 심장은 이 단절 또한 만들어져야만 하고, 이 결속 또한 깨어져야 한다는 것을 믿지 못하여 아동기 미덕의 매혹적인 골짜기로 소심하게 돌아간다. (191)

 

과대망상에 빠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경멸하는데, 성공한 사람들은 나 같은 우수한 특질이 없는 사람들은 무가치한 인간들이야라는 식으로 사람들을 경멸하고 자신들의 참자기를 조경하지 않는다. 이것은 더 나아가 성취물(재능) 없이는, 나는 결코 사랑 받지 못하거나 사랑 받지 못했을 것이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성인들의 과대망상은 나는 사랑 받았다는 착각이 계속되게 만든다. (201)

 

합당한 미움을 의식적으로 표현하는 일은 우리를 해방시킨다. 그 이유는 이것이 신체에 오랫동안 간직된 긴장을 해소해주기 때문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그것이 (과거와 현재에 대한) 진실에 눈을 뜨게 해주고 우리를 거짓과 환상에서 자유롭게 하기 때문이다.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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