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심리학

<우울해방일지>, 이명수

비상하는 새 2023. 8. 22.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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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해방일지>

프롤로그

 

. 무기력과 우울

 

해야 할 것은 있지만 의욕이 하나도 없어요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구분하세요.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 일로 만들지 마세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내 앞에 놓여 있는 것들을 해야 하는 것하고 싶은 것으로 분류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목록에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며,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 보고 나열해보세요. 정신건강에 가장 좋은 상황은 해야 하는 일이 적고 하고 싶은 일이 많은 것입니다.

해야 하는 것은 말 그대로 해내야 되는 것입니다. 그것도 잘 해내는 것이 좋습니다. 영어로 ‘I must do it’, ‘I should do it’이라는 목적성이 부여되는 일이죠. 그런데 그게 너무 많거나 과도하면 스트레스가 됩니다. 운동을 예로 들어보면 운동이 해야 할 일의 목록에 들어가 있나? 아니면 하고 싶은 일에 들어가 있나? 해야 할 일에 포함 되어 있다면 그 순간 운동을 하는 것은 스트레스가 됩니다. 일주일에 몇 번 이상 해야 하고 한 번에 몇 시간 이상 해야 하는 일로 규정이 된다면 그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실패감을 경험하기 때문.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선정한 방법이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는 것. 그렇기에 운동은 하고 싶은 것으로 분류하는 것을 권합니다. 하고 싶은 것의 본질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잘해도 되고 못해도 되는 것.

아마추어Amateur의 어원은 사랑하다의 의미를 가지는 아모르Amor이다. 어떤 활동을 그저 즐기는 것. 하지만 프로가 되는 순간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로 변모하기에 스트레스가 되는 것. 그렇기 때문에 여가 시간은 중요. 여가 시간은 그야말로 하고 싶은 일로 채울 수 있기 때문. 무기력 상태에서 과한 목표를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고 또 다른 실패의 경험만 누적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목표나 과업을 하면 좋고 안 해도 그만인 상황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누가 계획을 실천하겠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뭐 하나 제대로 못하겠다는 생각에 지배당하고 있는 무기력의 상태에서 무엇이 중요?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는 나의 모습으로 마법 같은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면 그것은 착각. 아무것도 하지 못함이라는 생각이 모든 것을 잘함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도 생김으로 우선 변해야 함.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실천하면 점수를 따지만 안 하더라도 점수를 잃지 않는 게임의 룰을 채택해야 함. (19)

Just do it

번아웃은 무기력의 극단에 이르러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상태에 놓이는 것. 본인이 원하는 일이라 할지라도 해낼 수 없을 것 같음이라는 심리적 장벽을 맞이하게 되면 번아웃의 속도는 빨라짐. 소진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해내야만 해Must’라는 생각을 그냥 하지 뭐Just’라는 생각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음.

현대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야 하는 일그리 하고 싶지 않은상태에서 나름 어느 정도 이상 해내면서살고 있음. 나쁜 상황은? 해야 하는 일을 (당연하게도) 하기 싫어하면서 억지로 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잘 하지 못한다고 여기는 상태. 최악의 상황은 (역시 당연하게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제대로 해내지도 못하면서 하고 있는데 그 일이 해야 하는 일인지도 잘 모르는 상황. 해야 하는 일인지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는 기어가 제대로 걸리지 않음. 인생에서 진정 의미 있는 일을 찾아서 잘 해내는 것은 중요. 그런데 지금 내 눈앞에 놓여 있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라는 확신을 갖기는 어려움. 사회 초년생인 경우는 더 함.

틀리더라도 괜찮다. 틀리더라도 그냥 하면Just do it 됩니다. 그리고 그 방법 밖에 없기도 합니다. (23)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세상에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거의 없다. 다만 관점을 바꾸어 해소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아무것도 못 하겠다아무것도 안 하겠다로 관점을 바꾸어 보는 건 어떨까? 노자 선생님께서도 어차피 인생은 죽을 때까지 함Doing을 위해 태어난 존재라 하고, 무위는 함이 없음이 아니라, ‘()적인 함을 하는 것이라고 하니 큰 위로가 됩니다. 이렇게 억지스러운 주장처럼 보이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무기력은 능동성이 회복되지 않으면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 능동성의 회복은 정신건강 영역에서 매우 중요함. ‘아무것도 하지 못해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하고 있어라고 생각해보자. 생각의 프레임을 수동기어에서 능동기어로 바꾸는 것이 무기력에서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첫 번재 조건이다. (25)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괴롭다면 다음의 과정을 따라해보자.

나를 괴롭히고 있는 문제 목록 작성

문제 목록 중에 할 수 없는(어쩔 수 없는) 일을 체크해 목록에서 지우기

그렇게 지우고 남아있는 문제 목록, 즉 할 수 있다(어쩔 수 있다) 체크한 것 중 그럭저럭 해내고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지우기

이런 과정을 거치면 최종적으로 할 수 있다고 체크했는데 하지 못하거나 하기 싫어서 안 하고 있는 것들이 남게 된다. 그것들이 우리가 지금 당장 최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할 과제. (29)

 

집중력이 너무 떨어지는 것 같아요

 

너무 자책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가치 판단을 잠시 보류하는 것은 매우 중요. 삶이 지치고 힘들어서 모든 관계와 헤어지고, 삶 자체를 끝내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일단 보류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어쩌면 발버둥치다 더 깊이 부정적 감정의 늪에 빠져드는 일을 예방하는 현명한 방법일 수 있음. (51)

마음속 검사와 변호사

생각을 되짚어볼 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느낌표가 아닌 물음표를 던지는 것. 에를 들어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생각에 느낌표를 찍어 믿는 게 아니라 물음표를 붙여 확인해봐야 한다는 것. ‘진짜 무시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53)

애국가는 1절만 하겠습니다

우울을 치료한다는 것은 1절의 감정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고 2, 3절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것. 1절과 2절 사이의 벽을 높이기 위해서 약물 치료로 벽을 쌓기도 하고 심리적 여유 공간을 넓히고 관점을 전환하기 위해 상담 치료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울로 치료를 받는 분 중 이러한 1절의 감정적 반응을 경험하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음. 우울로부터 회복된다는 것을 어떠한 마음의 동요도 있어서는 안된다라는 것으로 인식하는 일종의 강박 관념이 생긴 것. 1절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감정임에도 이전의 고통스러웠던 경험 때문에 마치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듯 1절의 반응에도 민감해짐.

아는 것이 시작. 1절과 2절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은 감정적 자유로움을 선사해줌. (다행히도) 별일이 없어서 잘 지낸 것이 아니라 별일이 있어도 잘 지낼 수 있는데, 여기서 잘 지낸 다는 것은 어떤 감정적 반응도 없는 것이 아니라 1절까지만 하는 것이 잘 지내는 것. 1절은 상관 없다. 설사 걸어가다가 잠시 살얼음판을 못 보고 깨져서 발이 빠졌다 하더라도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걸어가면 됨. (62)

 

다른 사람에 비해 너무 뒤쳐져 있는 것 같아요

 

세상에서 나만 혼자인 것 같아요

Safety feeling

외부에 대한 심리적 장벽은 스스로 세우는 것일 수도 있다. ‘나를 이해할 수 없어라는 심리적 장벽을 세우고 그 장벽을 넘어오려고 하는 사람들을 엄격하게 심사하는 것. 매우 자연스러운 심리적 반응이기 때문에 그것이 잘못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현상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역시 중요. (75)

 

아무리 발버둥쳐도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

하나도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력감을 개선해나가는 첫 번째 단계. 결코 쉬운 것은 아님. 어쩌면 세상 그 무엇보다 어려운 과제가 될 수도. 왜냐하면 무기력과 달리 무력감은 외부 상황적 요인이 훨씬 더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

무기력 vs 무력

무기력함과 무력함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무기력은 말 그대로 에너지가 부족하거나 부재한 상황. 할 것이 있고 갈 곳이 있지만 하지 못하거나 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스스로가 마음에 안 들어서 우울감이 심화되고 그러다 보면 더 못하거나 더 못 가게 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 무기력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약물 처방을 하기도 함. ‘해내고 있음또는 해낼 수 있을 것 같음이라는 자기 인식을 가지게 되는 것을 돕기 위함이며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이제 무기력감을 해결하는 것은 시간문제.

무력감은 마치 손발이 묶여 있는 느낌과 유사. 무기력감도 힘든 감정이지만 무력감은 근본적인 인간의 존엄성과 연결되어 있는 감정. 영어로 하면 이를 ‘Learned Helplessness’라고 함. 반복된 좌절로 인해 학습된 감정, ‘누구도 나를 도울 수 없고, 나 스스로도 어떻게 할 수 없다’, ‘어떻게 해도 상황을 변화시킬 수 없을 것 같다는 압도적 느낌을 받는다’, ‘결코 뚫고 나갈 수 없을 것 같다는 표현은 무력감의 대표적인 예. 내가 어떻게 하더라도 이 상황은 절대 해결이 안 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게 되면 그 자리에 서게 되고 병원까지 찾아온 자체가 대단한 일이 되어버림.

실버라이닝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데미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

상황이 변하지 않더라도 잠을 좀 더 편히 잘 수 있고 숨막힘과 두통이 완화된다면, 생각을 재정비하는 매우 중요한 시작점이 될 수 있음. 생리적 안정감이 우선 확보되어야 심리 안정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관점을 바꾸어 해소해가는 것이다라는 말이 공염불처럼 들릴 수 있다고 이야기 했지만 결국 그런 태도의 변화만이 우리 앞에 놓인 장애물을 지나가는 데 있어 변곡점 역할을 해줄 수 있음. (86)

아는 것이 힘이다

우울은 할 수 없는 것에 에너지를 소비하고 정작 할 수 있는 것에 힘을 쓰지 못함으로써 발생하는 자책감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확실하게 아는 것은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시작점이 됨. 비록 할 수 있는 일이 극히 제한적이라고 해도. 할 수 있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면 설령 그것을 하지 않더라도 잃어버렸던 자유 의지를 일부라도 되찾아올 수 있음. (90)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공허해요

현재는 미래의 과거

버트런드 러셀이라는 철학자는 그의 저서 <행복의 정복>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심리학자들은 무의식이 의식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상당히 많은 연구를 해왔다. 그에 비하면 의식이 무의식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훨씬 적은 편. 하지만 후자는 정신건강의 면에서 대단히 중요. 나는 의식적인 생각에 대해 충분한 힘과 집중력을 기울인다면 의식적인 생각이 무의식 속에 뿌리내리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대부분의 무의식은 한때 매우 감정적이었던 의식적 생각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금은 다만 숨겨져 있는 것이다.” (97)

마음의 채를 바꿔보세요

좋은 일이 아니면 별로라는 사고방식보다는 나쁜 일이 아니면 괜찮다는 관점이 필요. 누가 봐도 좋다고 생각할 만한 일을 매일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공허함을 채우기 위한 의미 있는 것이 누가 보더라도 눈부신 성과여야 한다면 너무 어렵기에 일상에서 내 곁을 스쳐지나가는 것들을 잡아내야 함. 일상에 숨어있는 보물찾기 (100)

 

사랑하는 대상을 잃어서 너무 힘들고 공허해요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생각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당하는 것인가?

삶의 의미 없음과 죽음이라는 이 거대한 주제에 대해 과연 내가 능동적으로 생각을 하는 것인가 아니면 생각을 당하는 것인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는사람을 철학자라고 부름. 반면 삶의 의미 없음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당하는사람은 우울한 사람. 내용은 중요하지 않음.

오래된 우울이 유발하는 삶의 무의미함과 죽음에 대한 생각도 최초에는 매우 이질적인 느낌으로 다가왔겠지만 오래되다 보니 그냥 자연스럽게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이라고 인지하게 된 것. 아무리 철학적으로 중요한 고차원적인 주제라 할지라도 그 본질이 당하는것이라면 증상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고 치료의 일차적 목표는 당하지 않게 만드는 것.

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생각 자체의 소멸을 말하는 것이 아님. 일차적으로는 적당한 거리두기가 가능해지는 것을 의미. 수용 전념 치료의 개념을 살짝 인용해보자. 두 손바닥을 펴서 얼굴 바로 앞에 대고 살아간다고 상상해보자. 매우 좁아진 시야로 답답. 다음으로는 손을 앞으로 쭉 편 상황. 기존보다 거의 모든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식 가능. 다음으로는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는 것. 시야는 아무런 방해가 없고 무릎 쪽을 보면 손바닥이 보임. 손바닥은 여전히 내 근처에 있지만 일상을 살아나가는 데 방해가 되지 않는 상태로 적당한 거리를 둘 수 있게 되는 것, 이것이 치료의 목표이고 이 과정에서 약물 치료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철학적 사유는 눈 바로 앞에 손바닥을 둔(생각을 당하는) 상태에서 하는 것이 아님. 손바닥과 얼굴 사이에 새롭게 확보된 공간, 그 공간을 활용해 우리는 정상적일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되고 이러한 상태가 되어야 비로소 손바닥의 정체에 대해 객관적 사유를 할 수 있게 됨. (113)

 

내 성격이 맘에 안 들어요

 

 

 

. 화와 분노

 

별거 아닌 일에 자꾸 짜증이 나요

감정적 거리두기

해열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몸 관리를 엉망으로 하지 않듯이, 항우울제를 복용하건 안 하건 간에 마음 관리는 필요. ‘문제는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관점을 바꾸어 해소하는 것으로 관점을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 생각하는 법, 혼자 중얼거리는 방법을 바꾸는 것이 필요

, 열받아내가 지금 화를 내고 있구나
우울해내가 지금 기분이 다운되어 있구나
너무 불안해내가 지금 긴장하고 있구나

생각하는 방식의 변화는 해당 감정으로부터 우리를 조금이나마 떨어뜨려 놓을 수 있게 함. 감정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 (141)

 

충동조절이 안돼요

충동은 원래 조절이 안 되는 것. 충동, 감정, 생각 자체를 안 들게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단지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은 행동. 즉 그 충동대로 행동하지 않는다면 충동을 조절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음. 그렇다면 왜 평상시에는 충동이 조절된다고 느끼다가 어느 순간에는 안 된다고 느끼는 것일까?

이는 세 가지 이유 때문. 첫째는 충동대로 행동하기 때문. 둘째는 충동의 내용이 파괴성을 띠기 때문. 파괴적 충동은 비록 행동으로 옮기지 않더라도 생각 자체로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들 수 있음.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충동과 행동의 거리감이 좁혀지기 때문. 충동과 행동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게 되면 불안해짐. ‘진짜 생각대로 행동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이 커지기 때문. (146)

 

분노조절장애인 것 같아요

분노와 용서

삶이 누군가에 대한 분노로 인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면 그것은 정신건강적인 측면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는 아무리 고통스러웠다 할지라도 변화시킬 수 없음. 불변의 과거현재를 지배한다면 결국 나는 부정적인 과거를 계속 양산하게 되는 것. 그래서 정신치료에서는 지금 여기에서라는 개념을 강조.

피해자는 아플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피해자가 경험한 일련의 상황과 감정들은 엄밀히 따지면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 삶의 주체를 과거의 상처가해자에 대한 감정에게 넘겨주게 되면 고통은 반복될 수밖에 없음. (156)

 

주변 사람들의 말에 자꾸 상처를 받아요

 

친구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

 

매번 양보만 하는 내가 바보 같아요

결국은 자존감

자존감이 높아진다는 것은 스스로를 좋아하게 되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우선은 친절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자신의 착함을 좋아해야 함. 다음으로 나에게 양보를 부탁하는 사람과 양보를 강요하는 사람을 구분할 수 있어야함. (184)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두려워요

혈당이 0이면 죽은 목숨이듯 인정에 대한 욕구가 없는 사람은 사회적 관계에서 죽어있는 것과 같다. 따라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 자체는 문제가 아님. 혈당이 오르면 인슐린이 분비되어 조절하듯이 과도한 인정에 대한 욕구를 조절하는 것은 자존감. 자존감이 낮으면 과도해진 인정에 대한 욕구가 나를 상하게 함. 따라서 사소한 자극에도 불안, , 분노의 감정을 경험하게 되고 해소되지 못하는 부정적 감정들은 우울로 귀결됨. (186)

이게 뭐라고 긴장되는 거지?

상대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수평적이고 동등한 관계에서의 의견은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견은 그냥 의견의 형태로 놔두어야 합니다.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는 매우 주관적인 생각이기 때문. 의견을 굳이 평가로 둔갑시킬 필요가 없다. (191)

 

가족하고 있으면 자꾸 짜증과 화가 나요

무관심의 힘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바람직한 행동으로 교정하기 위해서는 잘못한 행동에는 반응하지 않고 잘한 행동은 매우 칭찬해야 합니다. 이러한 것을 선택적 무관심이라고 부르며 이는 매우 강력한 행동교정의 효과가 있습니다. (205)

정신건강의학은 독립을 지지하는 학문입니다

정신분석학자 칼 구스타브 융은 중간항로라는 개념을 설명. 사춘기를 통해 1차 성인기를 획득한다면 중년기에는 중간항로를 거치면서 2차 성인기를 거쳐 진정한 어른으로서 성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 중간항로에는 네 가지 과제가 있는데 첫 번째가 부모 콤플렉스로부터 벗어나는 것. 부모가 나한테 따뜻하게 대하건 냉담하게 대하건, 어떤 경우네는 심지어 가학적이건 간에 부모가 주는 심리적인 울타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 그것이 가능해져야 비로소 진정한 2차 성인기를 관통해 진정한 성인이 될 수 있다는 것. 두 번째는 배우자. 나와 결혼한 배우자가 내가 충족하지 못한 욕구를 대리 충족시켜줄 수 없고, 또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 중간항로의 개념을 빌리자면 내 영혼의 반쪽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 세 번째는 부모로부터의 독립이 진정한 성인의 중요 과제인 것처럼 내 자녀 역시 스스로의 삶을 결정하고 판단하며 살아갈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함. 마지막 하나는 커리어. 누구나 자기만의 일을 할 터인데 그 안에서 본인이 성취감을 가질 수 있는 어떤 것들을 만들고 해나가는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 충분히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 프로이트가 일과 사랑(관계)을 잘 해나가는 것이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했는데, 융의 관점 역시 관계를 좀 더 세분화해서 보았을 뿐 개념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음. (209)

 

사람에게 집착이 심한 것 같아요

사랑받기 위해 존중받는 것을 포기하지 말아야

저 사람은 나를 존중하고 있나?” 이 질문에 ‘no’라는 답이 떠오른다면 그 관계는 종결짓는 것이 맞다. 술과 마약이 쾌감을 선사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우리 삶을 피폐하게 만들 듯이 존중 없는 사랑의 감정 역시 그렇다. (219)

치료적 분리

안전한 관계라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버림받지 않는 것을 말한다. 버림받을 위험성이 없기 때문에 남의 감정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자유롭게 본인의 감정에 집중할 수 있다.

안전함을 담보로 해나가야 하는 다음 단계는 채움의 작업. 증상은 소거시킬 수 있지만 공허함은 오로지 채울 수만 있다. 정신적인 독립은 결국 비움과 채움의 경쟁에서 채움이 승리하는 것을 말한다. 비움이 큰 경우에는 누군가에게 또는 무엇인가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채움이 커지게 되면 홀로서기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내가 가지고 있는 그물망의 형질을 바꾸는 것이 필요. 우울한 상태에서 나의 그물망은 긍정적인 것들은 다 흘려보내고 부정적인 것들만 걸러내는 특성이 있어 비움이 극대화된다면, 반대로 부정적인 것들은 흘려보내고 긍정적인 것들을 보관할 수 있는 그물망으로 바꾸어야 채움이 활성화될 것. 사실 일상의 많은 부분은 좋고 나쁜 것을 판단하기 어려운 중립적인 것들로 이루어지는데 이것들을 부정적인 쪽으로 포함시킬지 긍정적인 쪽에 포함시킬지에 따라서 삶의 만족도는 큰 차이를 보이게 됨. (223)

 

 

. 불안과 걱정

 

과거의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서 힘들어요

 

자꾸 나쁜꿈을 꿔요

꿈은 무의식이 스트레스를 처리하고 있는 것

과거는 곧 현재라고 했다. 기억 네트워크에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기억이 남아있다면 현재 경험하는 지각이 과거 사건과 연관되어 이전의 역기능적인 사고와 감정에 영향을 받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과거의 기억은 재처리 과정을 통해 정리되어야 한다. 이러한 재처리 과정에 꿈의 기능이 활용된다. (239)

 

미래에 대한 걱정이 떠나질 않아요

하루 종일 걱정에 사로잡혀 있나요? 그 걱정거리는 유효기간이 있나요? 있다면 그 기간까지는 어쩔 수 없다고 여기고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만약 걱정거리에 유효기간이 없다면? 그렇다면 걱정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되면, 그것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자. 벌어질 가능성이 적다면 쓸데없는 걱정인 것. 내가 왜 이런 걱정을 하는지 이해가 알 될 정도라면 더 쓸데없는 걱정인 것인데, 의학적 용어로 이를 강박Obsession이라고 부름. (242)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혀요

 

직장 스트레스와 쉼, 불안해서 제대로 쉴 수가 없어요

쉼과 자기결정권

이란 무엇일까? 육체적으로 일을 안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정신적으로 현실의 고민에서 빠져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힘은 자기 결정권이라는 것에 있다. 일을 하지 않는 것 또는 운동이나 레저 활동 등의 결정 권한이 나에게 있다는 것이 을 결정하는 가장 본질적인 요소.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일이지만 그것이 온전히 자기의 의지와 동기에 의해 이루어지게 될 때, 그 일에는 적인 요소가 있기도 한 것.

앞서 하고 싶은 것해야 하는 것을 구분하자고 이야기했음. 쉼이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을 말한다. 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하는 것을 말한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선택한 운동이 하고 싶은 것에서 해야 하는 것으로 변하는 순간, 운동은 쉼이 아니라 노동이 된다. 하고 싶은 것은 그냥 하고 싶은 것으로 놔둘 수 있는 현명함이 필요. (265)

 

강박, 자꾸 이상한 생각이 떠올라요

 

이래야 하나 저래야 하나 결정을 못 하겠어요

좋은 직장을 다니는 사람의 딜레마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의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아무리 힘들어도 그만두지 못함이라는 덫에 갇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남들의 시선과 가족들의 아쉬움, 여기보다 더 나은 직장이 있을까?라는 스스로의 망설임으로 인해 이도 저도 하지 못하는 무력감의 프레임에 갇히게 되는 것. 이런 경우 당장 직장을 그만두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둘 수 없는이 아니라 그만둬도 상관없는또는 준비해서 잘 그만두는으로 관점을 옮기는 것이 필요. 역설적으로 그만두는(그만둬도 상관없는) 상황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상황을 바라보게 되면 해결할 수 없다고 여겼던 상황 중 일부는 해결 자체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바뀜. (297)

 

약에 의존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돼요

Q: 약을 언제까지 복용해야 하나요?

A: 다시 동일한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최소화될 때까지

처음 발생한 우울증, 재발한 우울증, 여러 번 재발한 우울증, 공황장애, 강박장애, 집중력장애, 조현병과 같은 정신병적 장애 등 문제의 종류와 양상에 따라 다양하긴 합니다만,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대답은 증상의 개선과 더불어 다시 동일한 문제를 경험할 가능성이 최소화될 때까지입니다.

불안하고 우울한 모드(A)에서 증상이 개선되고 심리적인 안정을 찾은 모드(B)로 변화된 이후에는 (B)의 시간을 최대치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 (A)에서는 치료제로 작용했던 처방이 (B)에서는 약물의 종류와 용량을 적절한 수준으로 감량 조정된 상태에서 영양제로 역할이 변화하게 됨. 여기서 중요한 것은 (B)의 상태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곳이 아니라 이전에 살았고 경험했던 상태 중 한 지점이라는 것. 어떤 처방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으로 데려갈 수는 없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치료가 아닌 성장이 필요하며 성장은 약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내적 성찰을 통한 행동의 변화와 그 변화를 통해 세상과 다른 방식으로 소통해 이룰 수 있게 되는 것. (A)의 상태에서 스스로와 다른 사람들 그리고 세상에 대해 쌓였던 부정적인 내적 경험치가 충분히 씻겨 나가고 (B)의 상태에서 보다 긍정적이고 객관적으로 자기 자신과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소통해나감으로써 긍정의 마일리지를 축적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 여기서의 긍정이란 무조건 잘 될거야식의 사고방식이 아니라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분명히 구분할 수 있고 어쩔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며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태도를 말함. (308)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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