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내가 싫었습니다>
prologue 일곱 개의 스위치를 찾기까지
나와 내 병에 대해
> 첫 번째 스위치 : 청소를 한다
내가 너무 싫었다
귀가하면 곧장 침대 속으로
어느새 쓰레기 더미가 돼버린 집
청소해서 뭐 해?
그러고 보니, 요즘 통 웃지를 않았네
우선 ‘한 곳을 10초 치우기’부터
물건 버리는 법을 모르겠어
청소를 해내자 자신감이 생겼다
☞ ‘10초 청소’ <실천 편>
> 두 번째 스위치 : 옷차림을 바꾼다
자기부정의 버릇
나를 용서하지 못하면 타인에게 엄격해진다
해낸 일에 주목하자
“머릿속에 경찰관밖에 없으면 결국 유죄가 되기 쉽잖아. 다른 캐릭터를 하나 더 만들어보면 어때?”
“그게 무슨 말이야?”
“늘 칭찬해주는 존재가 머릿속에 있으면 더 좋겠지만, 에리 네 성격에 갑자기 칭찬하는 캐릭터를 만들기도 쉽지 않을 테니까 최소한 변호사 같은 인물이라도 만들어보면 어떨까?”
“변호사?”
“응. 스스로 잘못했다고 느낄 때마다 그렇지 않다고 변호해주는, 잘못은커녕 해낸 일이 이렇게나 많이 있다고 좋은 점을 찾아주는 캐릭터를 한번 만들어보는 거지. 딱 2주일 동안만이라도 속는 셈 치고 그렇게 해보면 어때?”
“그걸 한다고 뭐가 좋아질까?”
“밑져야 본전인데 그냥 한번 해봐. 돈도 안 들고 약이랑 달리 부작용 걱정도 없잖아. 속는 셈 치고, 응?” (58)
건강한 사람처럼 나를 가꾸기
큰 노력 없이도 할 수 있다, 겉모습부터 건강하게!
멋을 위해 고민하는 건 근사한 일이다
사고방식은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지만, 이렇게 겉모습을 바꿔나가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즐거워질 수 있다는 새로운 발견을 했습니다.
‘이런 게 다 무슨 의미가 있겠어? 이 나이에 옷으로 치장한다고 남자친구가 생기나? 이제 와서 다시 건강해지겠다고?’
가끔씩 이런 생각과 함께 허무함이 몰려왔지만 그때마다 ‘이건 머릿속의 경찰관이 하는 말이야’ 하고 마음을 다잡은 뒤 친구가 소개해준 머릿속 변호사를 출동시켰습니다.
집을 치우고 나서 그랬던 것처럼 ‘좀 더 빨리 나를 가꾸는 것의 중요성을 알았더라면...’ 하고 지난날을 후회하는 버릇이 문득 튀어나올 때도 머릿속 변호사가 나타나 깨달음에 늦은 때 같은 것은 없다는 멋진 말로 나를 변호해줍니다. (66)
☞ 겉모습부터 바꾸기 <실천 편>
> 세 번째 스위치 : 말버릇을 바꾼다
머릿속에 나를 단속하는 경찰관이 있다
예전의 나는 아침에 몸이 무거운 것을 체질의 문제로 치부해버렸습니다. 거의 매일, 괴로움 속에서 눈을 떠야 했지요. 하지만 머릿속 경찰관의 존재를 깨달은 후부터는 내가 왜 이렇게 아침마다 힘들어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야 했는데...’
나는 잠에서 깨면 늘 이런 생각부터 했습니다.
‘두 시간만 일찍 일어났으면 벌써 청소도 다 하고 어제 못한 일도 끝냈을 거 아냐. 왜 제때 일어나는 거 하나를 못 해? 진짜 못났다니까.’
언제나 이런 식으로 나를 꾸짖어왔다는 사실을 이때 겨우 자각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딱히 마감에 늦은 것도 아니고, 그때 일어나서 움직여도 아무 문제가 없는데 말입니다.
그 후로 나는 변호사를 불러 자신을 부정하는 감정을 지우도록 했습니다.
‘아니야. 지금부터 일해도 충분히 시간에 맞출 수 있어. 잘 자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
그러자 아침의 불쾌함을 금방 떨쳐내고 ‘오늘은 무슨 즐거운 일을 해볼까’ 생각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결과, 기상 시간도 점점 일러졌습니다. (76)
“난 참 운이 좋아”
마음을 바꾸는 건 ‘말’이었다
나에게 동그라미 치는 법
머릿속 경찰관의 정체는?
마음의 쓰레기를 치워버리다
☞ 나에게 긍정의 말 건네기 <실천 편>
> 네 번째 스위치 : 과거를 좋은 기억으로 바꾼다
‘진짜 나’와 재회하다
나는 정말 그 일을 하고 싶은가
부모를 향한 억압된 감정을 깨닫다
사실 나는 슬펐던 것이다
가장 성공한 숯 상인이 된 후 다돈이 처음으로 한 일은 정말로 놀라웠습니다. 자신을 죽이려 했던 새엄마에게 집을 지어준 것입니다. 굉장하지 않나요? ‘내 어머니는 나를 칼로 찔러 죽이려고 했어. 그런 악마 같은 부모가 또 어디 있겠어?’ 이렇게 두고두고 원망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텐데 말입니다.
만약 계속 원망을 했다면 본인도 괴롭고, 듣는 사람들도 괴로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돈은 도리어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새엄마가 지독하게 굴어서 나를 내쫓아준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 집 한 채 지어주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라면서 말이지요. 누구라도 자신을 찔러 죽이려 한 부모가 있다면 평생 원망하며 살겠지요. 그 정도로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아도, 부모를 원망하며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 부모님의 그런 면이 정말 이해가 안 돼. 진짜 화난다니까?”
아마 보통은 이렇게 투덜거리며 살겠지요.
보통은 괴롭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는 울어버렸습니다.
과거는 바꿀 수 있다
부모님과 관련된 괴로운 감정이 떠오르면 일단 ‘그래도 잘된 거야’라는 말을 입 밖에 내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체 뭐가 잘된 건데?’라는 질문이 따라왔고, 거기에 대답하기 위한 답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엄마아빠에 대한 분노를 자각하고 괴로움의 원인을 알았으니 그 대처법을 생각할 수 있잖아. 잘됐어.’
‘원인을 알면 변할 수 있잖아. 잘됐어.’
‘가혹한 가정환경 덕에 사건 취재나 인터뷰도 잘하는 거야. 일에 도움이 되잖아. 잘됐어.’
‘늘 싸우는 엄마아빠의 눈치를 보던 습관 덕분에 남들의 감정 변화에 민감하잖아. 잘됐어.’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지금껏 도움이 됐던 내 성격과 성질이 부모님의 불화를 통해 얻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는 스스로에게 ‘이제 괜찮아’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지금 이렇게 존재하고 있으니까요. 과거에 일어난 모든 일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나는 이제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만으로 이미 행복해진 듯한 느낌이 듭니다. 정말 잘된 일입니다. 삶의 어려움을 인생의 보물로 바꾸는 것은 분명히 가능합니다. 나는 그렇게 믿고, 필사적으로 과거를 다시 쓰는 작업을 했습니다. (112)
☞ 분노에서 멀어지는 ‘과거 다시 쓰기’ <실천 편>
> 다섯 번째 스위치 : 웃는 연습을 한다
괴로운 정보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뭔가에 이끌리듯 그런 현장을 맴돈 것은 나 역시 괴로워하는 그들과 마찬가지로 살아 있음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고, 나를 다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의 허무함에 휩싸이기도 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마음의 소리에 늘 귀를 기울이고, 진심을 존중하기 시작하자 공허함에 짓눌려 ‘그냥 죽어버리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한 번도 해본 적 없던 ‘현역에서 활약하는 유명인들의 일과 인생’에 대한 취재를 맡게 됐습니다. (125)
웃는 얼굴을 연습해보자
스스로 발신하자
혼자는 무서운 것이 아니다
☞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웃는 얼굴’ <실천 편>
> 여섯 번째 스위치 : 근력 운동을 한다
요가로 몸을 가꾸자
심호흡과 릴랙스 효과
우울할 때는 근력 운동을 하자
지속을 위한 궁리
☞ 몸을 이용해 마음을 변화시킨다 <실천 편>
> 일곱 번째 스위치 : 누군가를 도와준다
스스로 심판하지 않는다
마음의 지도를 만든다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는 법
스스로 칭찬하기를 잊지 말자
미래의 나를 믿어주자
☞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 <실천 편>
epilogue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일러스트레이터의 말
Commentary ‘내가 좋아하는 나’를 다시 찾는 여정
우리는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욕심에 자신에게 비판적이 되곤 합니다. 다른 사람, 특히 중요한 타자의 평가를 신경 쓰며 생활하지요. 인간은 태어나 자라는 과정에서 엄격한 부모의 모습을 끌어들여 자신을 감시하는 ‘초자아’라는 장치를 만들어냅니다. 초자아가 있기에 규범을 지킬 줄 아는 사회적 존재로 기능할 수 있지만, 병적인 상태에 빠지면 이 초자아가 비밀경찰로 변신해 한시도 몸과 마음을 쉬지 못하게 합니다. 에리 씨는 작은 실험들을 반복하며 실제로 존재하는 나라는 ‘사실’과 나라고 믿고 있는 ‘해석’을 구분하는 기술을 익힌 것 같습니다.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은 과거나 미래의 불안에서부터 벗어나 현재의 자신을 온전히 느끼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무언가 바뀌었다고 실감하면 ‘내가 나를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이것을 ‘자기효능감’이라고 부르는데, 이 감각이야말로 어떤 약보다 효과적인 궁극의 치료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에리 씨는 청소를 시작하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새로운 습관을 익혔으며, 근력 운동으로 용모를 바꾸기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이것이 유일한 방법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스스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이 다를 것입니다. 다만,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고 타인의 행복을 빌려면 먼저 자신의 행복을 바라고 스스로를 좋아해야겠지요. 에리 씨의 경험은 ‘내가 좋아하는 나’를 다시 찾는 여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가 어떨지 생각하기 전에 일단 실행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작은 실험들을 하다 보면 어느새 그런 도전들이 생활이 될 것입니다. 어쩌면 ‘나는 변할 수 없는 존재야’라는 생각 땜누에 세상이 쉴 새 없이 바뀌는 것처럼 보였는지도 모릅니다. 아무래도 에리 씨는 스스로 자유로워지는 스위치까지 손에 넣은 것 같습니다.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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