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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3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임경선

나이를 잊고 살 수 있을까 14 나이를 먹으면 좋은 점이 별로 없지만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자기 자신을 알기에 믿고 놔줄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렸을 때보다는 말하고 행동하는 것에 대해서 조금 더 자연스럽고 거리낌이 없다. 뻔뻔하게 내키는 대로 다 해도 누가 뭐라 그럴 거야? 하는 게 아니고, 나의 한계와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감지하게 되니까 그 안에서 편하게 나 자신을 방목해도 된다는 안도감이 있는 것 같다. 이십대 때는 이게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지, 라며 불안해하지만 지금은 전반적으로 관점이 세팅이 되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는 자기 의심이 덜하다. 자기 객관화를 예전보다 잘하게 되었고,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오는 자유로움이 있다. 아이러니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자신을 제..

책/에세이 2023.08.02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_최승자

- 호칭에 관하여 “그래, 난 아줌마다. 아저씨 없는 아줌마다.” 이런 호칭 외에도 내가 얼마간의 충격과 함께 받아들여야 했던 또하나의 호칭은 ‘선생님’이라는 호칭이었다. 언제나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하는 입장이었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선생님으로 불리는 일을 당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그 일은 내가 첫 시집을 낸 얼마 뒤에 일어났다. 시집을 낸 뒤 아주 이따금씩 독자에게서 전화나 편지를 받기 시작했는데 그 편지나 전화 속에서 내가 선생님으로 불리게 되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충격과 더불어 어떤 정신적인 반성까지 치러야 했다. 그건 이제 내가 받아야 할 위치를 지나 어떤 식으로든, 그리고 내가 결국 줄 수 있든 없든 간에 주어야만 하는 위치로 옮겨와 있다는 반성이었다. 사람은 태어나 성장하면서 가족과 이웃과 ..

책/에세이 2022.11.25

영화 <미스트리스 아메리카>

노아 바움백과 그레타 거윅의 또 다른 영화 . 84분의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으로 정신없이 흘러간 영화였다. 뉴욕소재 대학을 가면서 도시 생활을 시작하게 된 여주 트레이시가 의붓언니(가 될뻔한) 브룩(그레타 거윅)을 만나면서 겪는 일이 주된 스토리 라인이다. 두 여자의 나이차가 거의 띠동갑(18살-30살)로 설정되어 있는데, 여주는 핫한 도시 뉴욕에서 밥벌이와 '힙'한 문화생활, 그리고 멋진 인맥들을 가진 브룩의 삶에 단번에 매료된다. 기대를 잔뜩 안고 들어온 대학에서의 신입생 생활은 등록금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로 지루하고 외로우며 들어가고 싶은 문학 클럽에도 합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려하게만 보였던 브룩의 일상에 조금씩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면서 트레이시는 그녀의 진실(?) 현실(?)을 알게 된다..

미디어/영화 20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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