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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영화 28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2015년 안국진 감독의 를 봤다. 총 제작비 3억원의 저예산 독립영화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뛰어난 영상과 연출력이 돋보였다. 뭔가 옛스러운 영상미? 어두운 느낌?을 좋아하는데, 그런 영화들이 보통 KAFA 작품인 경우가 많았고 이 영화 또한 그러했다. 가수와 배우 두 영역에서 모두 인정받는 이정현 배우가 여주인공으로, 성실하게 살지만 행복에 이르는 과정에서 방해되는 인물들을 여럿 살해하게 되는 잔혹 동화였다. 영화는 다소 사회비판적인 주제들을 다양하게 녹여내 보여주는데, 노동, 주거, 교육, 성, 의료 등 삶을 살아나가면서 기본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최소한의 조건들이 현실에서 얼마나 무너져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사회적 강자와 약자의 대결이 펼쳐지는 게 아니라, 서민들끼리 약자..

미디어/영화 2022.02.13

넷플릭스 <결혼 이야기>

찰리(아담 드라이버) 때문에 자신(니콜, 스칼렛 요한슨)의 인생이 점점 작아진다고 느끼고 결국 이혼절차를 밟는 과정을 그린 영화. 자신의 에너지가 상대방에게 점점 투입되다가 결국 자신의 에너지가 다 빨려 소진된 느낌이라고 해야할지. 첫 시작은 사랑 때문에, 상대를 너무 사랑하고 상대가 잘 됐으면 하는 선하고도 정상적인 의도지만, 그것이 점차 시간의 두께를 쌓아나가며 본인을 돌보는데 소홀해지는 아이러니. 니콜과 찰리가 이혼 과정에 있어서 서로의 변호사들의 싸움과 그에 이어진 둘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말다툼 장면이 압권이고, 영화의 절정으로 다가왔다. 그 싸움의 과정에서도, 그 이후에서도 서로의 마음 속에는 상대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이 느껴져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 둘이 생활해 나감에 있어서 서로를 의도적..

미디어/영화 2022.02.11

영화 <크루엘라>

101한마리 달마시안의 '크루엘라 드 빌'로 나오는 빌런에 대한 재해석을 담은 디즈니 영화 를 봤다. 작년 개봉 영화로 개봉당시에도 큰 인기가 있었는데 이제야 봄. 엠마 스톤과 엠마 톰슨의 연기가 대단히 뛰어났다. 나르시시스트 엄마를 뛰어넘는 딸의 이야기로도 보이고,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에 대한 변주로도 읽히고, 1세대 페미를 넘어서려는 영페미로도 볼 수 있겠고, 엠마 스톤과 엠마 왓슨 그리고 엠마 스톤의 조력자들까지 모두 한 인물 안에 있는 여러 가지 자아로도 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디즈니 영화에 대해서 유치하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나의 편견을 와장창 깨부순 영화였다. 소재 탓에 영화 랑도 많이 비슷하게 보였다. 결국,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홀로 가지 말고 연대해야 한다는 큰 메세지로 읽히는..

미디어/영화 2022.02.11

영화 <거룩한 분노>

2016년 개봉한 영화와 비슷한, 여성 투표권 쟁취를 담은 여성해방영화이다. 여주의 조카. 여주의 친오빠가 대를 이어 농부가 되었는데, 조카는 자신의 엄마(남편 뒷바라지)처럼 살기 싫다고 하다가 결국 정신병원까지 강제입원됨... 여주. 지구본을 보면서 자식들에게 하는 말. 깊은 바닷속 물고기들은 해수면 위, 강렬한 빛을 내뿜는 해와 그 해가 뿜는 빛이 있다는 걸 모른다는 걸 은유적으로 얘기한다. 여주의 시아버지. 가부장 꼰대의 전형. 남편은 맥주마시면서 신문이나 보고 여주는 앞치마 두르고 식탁 정리. 가부장제가 아내를 착취하는 구조라는 걸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나 또한 어렸을 때부터 지겹도록 봐온 일상적 착취의 현장. 결혼 전 했던 일을 파트타임으로라도 해보고 싶다는 여주에게 지루하면 다시 임신시켜..

미디어/영화 2022.01.27

영화 <아멜리에>

영화 가 개봉 20주년을 기념하여 요즘 영화관에서 재개봉되었다. 20대 초반에 이 영화를 보곤 프랑스 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느꼈고, 정말 귀엽고 예쁜 오드리 토두를 보면서 나의 삶에도 작은 균열들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길 기대하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30대 초반에 다시 본 영화 는 'bbc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라는 거대한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마냥 행복하고 달콤한 감상에만 젖을 수는 없었다. '여-남' 관계 설정에 비관적 시선이 굳건한 지금 영화의 엔딩이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고, 불편하기까지 한 것이다! 자기의 세계에만 갇혀 지내던 아멜리가 주변과, 타인과 관계 맺고 그 영역이 넓어지게 되는 어떻게 보면 성장(?) 스토리가 원색의 색채대비, 동화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연출로 아름다운 영..

미디어/영화 2022.01.16

스웨덴 독립영화 <나를 보라>, <나를 가져>

https://www.youtube.com/watch?v=65b7WuCuxzY https://www.youtube.com/watch?v=d4AEAppuAfY 현재 거주중인 한국에서만 성 불평등이 심한 것이 아니라 스웨덴, 미국 등 우리가 흔히 선진국 혹은 복지국가라고 생각하는 국가들에도 젠더 불평등은 심각하다.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켜 남-녀의 사회적 역할을 설정한 스웨덴 독립영화가 있길래 두 편 가져와보았다. 이러한 억압적이고 착취적이고 소외적인 상황이라면 누가 우울증, 무기력감, 슬픔,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요즘 성차별이 어디 있냐고, 여성 상위 시대가 아니냐고 반문하는 남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 일상 속의 수많은 차별들을 겪어보지 못한 남자들에게 하나하나 말하기 이제 입아프고, 그럴 ..

미디어/영화 2022.01.11

영화 <윤희에게>

개봉 했던 당시부터 핫했던 영화 를 네이버 시리즈온으로 구매해서 뒤늦게 봤다. 여성주연 영화로, 또 내가 애정하는 배우인 김희애 배우님이 나오셔서 아끼고 아껴뒀었는데... 한 겨울 일본이 배경인 영화라 지금 날씨에 생각이 났던 것이다. 영화 의 윤희는 그렇게 우리 삶의 '정상성'에서는 조금 비껴난 캐릭터로 구축되어 있다. 싱글맘에, 담배도 피고, 결혼하기 전 여자를 좋아한다는 고백에 정신병원도 다녀야 했다. 그 시절 (물론 지금도 크게 변한 건 없는 것 같다) '동성애'는 정신병으로 취급받았기 때문이다. 가족들과 사회적 압력에 따라 결혼이라는 제도에 편입했지만, 그녀의 성정체성이 굳건한 이상 가정 생활이 당연히 순탄치 않았을 것이고 결국 이혼하게 된다. 극중 남편은 경찰로 등장하는데, 사이가 나빠서라기보..

미디어/영화 2022.01.04

여성주의 관련 팟캐스트 추천

요새 출퇴근 할때, 산책할때 팟캐스트를 많이 듣는다. 그 중 재미있게 듣고 있는 팟캐스트 3개를 추천해본다. 1. 여여친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3633 페미니즘 라디오 여자는 여자의 친구 (by 열다북스) 래디컬 페미니즘과 한국여성운동의 새로운 물결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고 날카롭게 분석합니다. 자매애가 넘치는 '여자는 여자의 친구_여여친' 페미니즘 출판사 열다북스에서 운영합니다. audioclip.naver.com 래디컬 페미니즘 출판사 에서 진행하는 팟캐스트 여여친(여자는 여자의 친구) 랟펨 관련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이야기와 역사를 알 수 있어서 좋다. 2.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영화 프로파일 https://audioclip.naver.com/chann..

미디어/영화 202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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