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섬세함>
들어가며 어느 노부부 이야기
1부 다 두려움의 덕이었다
5분
어떤 이의 꿈
하지만 나는 나를 원치 않는 상황으로 자꾸만 떠밀었고, 그렇게 하고 싶은 대로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는 믿음에서 스스로를 구해내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세월이 걸렸다. 어릴 적 선생님들의 말씀과는 달리 꿈이나 목표, 또 하고 싶은 일 같은 이상적인 가치들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로,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는 걸 찾아 헤매는 대신 인생에서 보다 현실적이고도 중요한 문제에 더 신경을 쓴 덕분이었다고 할까.
내 삶의 질을 떨어트리다 못해 영혼까지 갉아먹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자유를 획득하는 일에 말이다. (38)
풍경의 진실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아서
착한 사람
친구의 유산
기껏해야 몇 년에 한 번 얼굴 보면서도 마치 어제도 만났던 듯 어색함 없이 반갑고, 도무지 어떤 악의나 경쟁심도 없이 순수하게 서로의 안녕을 빌어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76)
2부 삶은 정말로 단순하지 않다
이해의 위력
어떤 섬세함
런던이 내게 준 것
아주 조심스럽지만 말할 수 있는 것
만약, 누군가 내게 그 비결을 묻는다면 나는 조심스럽게 이 정도의 답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당장은 생을 포기하고픈 강렬한 충동에 힘이 들겠지만, 당장은 누구도 반박하기 어려운 고통과 절망으로 생이 가득 차 당신의 세계에서 희망이라곤 도무지 발견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조금만 진정하고 조금만 인내를 발휘해서 어떻게든 이 시기를 견뎌내면, 당신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더라도 당신 앞에 언젠간 반드시 삶의 다른 국면이 펼쳐질 거라고, 나는 조심스럽지만 말할 수 있다는 것.
바로 그 국면이 낙원이나 천국은 아닐지라도 결코 지금처럼 빛이 없는 세상이 당신이 사는 내내 지속되진 않을 거라고, 당신에겐 지금 당신 눈에 보이는 세상만이 이 넓은 세계의 전부처럼 느껴지겠지만 결코 그렇지가 않다고, 그러니 조금만 견뎌보자고. 나는 겨우, 아주 겨우 이 정도의 말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121)
나의 언어
보낼 수 없는 편지
영원의 계산법
3부 이렇게 또 누군가와 엇갈리고 만 것이다
공포가 아닌 신뢰에 대한 이야기-워킹 데드
한편 신뢰란 꼭 내가 아닌 다른 사람하고만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스스로를 믿지 못해 자신을 오래도록 의심해 온 많은 이들을 보았고, 그게 얼마나 사람을 시들게 할 수 있는지도 안다. 왜냐하면 내가 그랬기 때문에.
그러니 의심이라는 게 누굴 그렇게 시들게 할 수 있다면 사람이 사람을 믿는다는 건 반대로 누군가를 살리는 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거울을 보며 생각한다. 이제 그만 사람 하나 살리는 셈 치고 너 자신을 한 번 믿어보라고. 스스로를 그렇게 오래 믿지 못하는 것도 어쩌면 자신에게 죄를 짓는 일인지도 모른다고. (162)
이별의 힘
믿음
작은 승리
작은 마음
그런데 친구의 말에 따르면, 꼭 그렇게 강렬하게 원하는 마음이 아니라 해도, 여전히 남들처럼 음악이 아니면 죽을 것 같은 심경은 아닐지라도, 그저 작게라도 내가 원하면 그 일을 다시 해볼 자격은 충분하다는 것 아닌가.
남들 같은 확신은커녕 여전히 이 일을 다시 하는 게 맞는 건지 끊임없이 의심이 든다 해도, 하다가 또 하기 싫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바로 지금, 그 일에 조금의 미련이 남고, 때로는 새로운 곡을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뭔가를 해볼 자격은 충분하다는 것 아닌가. 하여 어떤 마음을 갖고 했던 일단 한 건 한 거라는 친구의 말 대로. (203)
상상과 추측
4부 누구나 자기만의 지침이 있다
말에 관한 소고
결과보다 중요한 준비
이렇듯 한 사람이 가진 그만의 기질이란, 자신을 살리는 방편이 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스스로를 자기만의 틀에 가두는 일종의 올가미가 되기도 한다. 뭐든 계획하고 준비된 일만 하려고 드는 나의 이 기질은 앞으로 남은 내 삶을 어떤 풍경으로 만들어갈까. 조금 더 살아보면 알게 될 것이다. (239)
달고 시원한 거
삶의 지침
감동은 오래가지 않는다
나를 사랑하는 또 하나의 방식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
닫으며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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