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한 랜선 친구 어딘가의 혼자인 누군가와 혼자인 내가 느슨하게 닿아 있는 심정적인 관계. 손에 잡히지도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관계’를 상상하고 신뢰하며 즐거워하는 건 섬뜩한 일이긴 하다. 그렇지만 다들 그걸 알면서도 크리피함은 애써 넣어두고 즐거워하는 것에 집중하며 슬기로운 트위터 생활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누군가는 나의 아무 말 트윗을 보고도 어느 순간 조용히 ‘마음’을 누르겠지. 공감한다는 의미일까, 좋다는 의미일까, 바보 같은 말이라서 표시를 해둔 것일가, 저장하고 싶다는 의미일까. 무엇이든 상관없다. 그 애매한 마음들이 남겨놓는 넉넉한 거리가 좋아서 도망쳐 온 곳이니까. (30) 만남의 광장 돌이켜보면 현실 인연이 랜선으로 이어진 경우는 있었어도 그 반대는 거의 없었다. 닉네임으로 존재..